불법 건축물에 전세 사고…피해자들 어쩌나?
[KBS 전주] [앵커]
전주의 한 다세대주택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건물은 통째로 경매로 넘어가 소유자까지 바뀌면서 막막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전세 사고 피해자를 위한 보호 대책이 시급합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대 앞 한 원룸 건물.
흔치 않은 전세 매물 덕에 학생들이 주로 찾던 곳입니다.
하지만 3년여째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다음 사람 돈으로 전세금을 메우는 '돌려막기'로 집주인이 돈줄이 막히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피해 세입자 A 씨/음성 변조 : "나갈 수 없으니 강제로 살게 되는 거죠. 그런 식으로 2년 가까이 살아온 거예요. 버텨 온 거죠."]
파악된 피해자만 30여 명, 피해액은 수억 원에 달할 거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사회 초년생들로, 한 푼이라도 되찾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박성은/피해 세입자 :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 최소한의 보호막도 없을 것 같아 전입신고조차 못 하고, 취업제한 사항에 걸려 취업도 못한…."]
서류상 두 개 동에 걸쳐 13세대에 불과한 이 건물.
알고 보니 한쪽은 주택으로 쓸 수 없는 근린시설인데다, 내부는 방을 쪼개 36개까지 늘려놨습니다.
명백한 불법 구조변경인데, 전입신고나 확정일자 등에 문제가 없다 보니 피해가 생긴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피해 세입자 B 씨/음성 변조 : "돈을 어디다 쓰셨냐 하니 자기 사업 하는 데 들어갔다. 사실 도움 받을 데가 없어요."]
집주인의 빚으로 보증보험조차 들지 못한 피해자들, 일부는 법원에서 전세금 반환 이행 권고를 받기도 했지만, 돈 없다며 버티는 집 주인 앞에선 소용이 없었습니다.
[집주인-피해자 대화/음성 변조 : "돈 떼먹을 생각 없어. (가상화폐 투자) 수익이 조금씩 나와. 투자해놓고 한 5년 돼야 돈이 좀 생겨."]
결국 지난달 건물은 경매를 거쳐 한 건설업체로 넘어갔고, 업체는 철거를 예고하며 집을 비워달라고 통보했습니다.
[피해 세입자 C 씨/음성 변조 : "법적 조치를 한다고 하니까. 막막한 부분이 가장 많고요,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고요."]
고소를 해도 경찰은 사기는 아니라며 집주인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전주시는 불법 건축물이란 사실과 피해 상황을 알고도 나 몰라라 하는 사이, 세입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전현정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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