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보느라 꿈 잃어”…우울감 7~8배나 높아
[앵커]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처음으로 이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했는데,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또래에 비해 정신적 우울감도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 21살인 이 청년.
대학을 그만 둔 지난해부터 함께 사는 할머니를 돌보고 있습니다.
병원비와 생활비가 고민이지만, 할머니를 혼자 두고 집을 비우기 어렵습니다.
[A씨/가족돌봄청년/음성변조 : "(요양보호사님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하루에 세 시간 (오시는데). 나머지 시간을 제가 다 해야 하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좀 많이 제한적이에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외할머니 간병을 하게 된 또다른 청년.
꿈꿔왔던 진로를 포기했습니다.
[B씨/음성변조/가족돌봄청년 : "2년 정도 그냥 붙어서 졸업도 미루고 휴학하고서 (간병을) 전담했죠.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하려고 생각했던 돈도 다 쓰게 된 거고..."]
13세에서 34세 사이, 가족 부양의 무게를 지닌 채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실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평균 돌봄 시간은 일주일에 20시간이 넘었고, 돌봄 기간도 4년 가까이 됐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친 돌봄은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일반 청년의 2배가 넘었고,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도 7배가 넘었습니다.
이런 탓에 생계나 의료비 지원도 중요하지만 심리나 진로 상담, 휴식을 위한 지원을 원하는 청년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만 13세 미만 가족돌봄 아동은 제외돼, 또 다른 과제로 남았습니다.
[박정연/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옹호본부장 : "전수적으로 아동들의 연령과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돌봄자에) 포함될 수 있어서 지원 체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돌봄청년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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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배 기자 (newbo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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