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국내 첫 초고압 직류 송전 시험인증시설 준공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국전기연구원(KERI)에 국내 최초 초고압 직류송전(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국제공인 시험인증 시설이 조성됐다.
전력기기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인 KERI는 26일 ‘HVDC(초고압 직류송전·High Voltage Direct Current) 시험인프라 구축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이 시설은 지난 2020년 약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부지 면적 1만8622㎡, 건축면적 1540㎡ 규모로 조성됐다. 장비 시운전 및 내부 사용절차 등을 마무리하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시험인증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이다. 전력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매우 적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케이블을 이용해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심지 설치에 대한 제약이 크지 않다. 전자파 발생이 적어 사회적 수용성이 높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한 HVDC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력의 송전에 특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는 신규 도입되는 전력망에 HVDC 계통을 먼저 고려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대용량으로 보내기 위해 HVDC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등 HVDC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HVDC는 국내에서 아직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아 전력기기·설비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국제공인 전문 시험인프라는 전무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험소를 찾아 시험·인증을 받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 납기 지연, 핵심 설계기술 해외 유출 등 문제도 잇따랐다. 최근까지는 코로나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국내 업체들은 시험을 받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HVDC 전력기기에 대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조속히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와 경남도, 창원시, KERI가 힘을 모았다. 지난 2020년 6월부터 KERI 내에 ‘HVDC 시험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해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번 시험인프라를 통해 국내 HVDC 관련 전력기기 업체들은 제품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 받아 기술력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매년 국내·외 수천명의 전문가들이 시험을 받기 위해 창원을 방문하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 소비 활성화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KERI 김남균 원장은 “이번 HVDC 시험인프라 준공은 KERI 시험인증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이며, 국내 전력기기 분야에 미치는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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