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제주국제대, 체불 임금만 2백억 훌쩍…시간 촉박한 대학 정상화
[KBS 제주] [앵커]
최근 인수자 모집에 나선 제주국제대학교의 현주소를 짚는 두 번째 순서입니다.
학생 수 감소와 열악한 교육 환경 문제를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교직원 체불임금도 몇 년 새 수백억 원대로 불어나 대학 재정 위험 수준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전 설레는 표정의 졸업생들로 북적이는 캠퍼스.
제주국제대학교의 전신인 옛 제주산업정보대학 졸업식입니다.
토목공학과 등 인기 학과 졸업생들이 건설 분야를 비롯해 지역 산업 인재로 자리매김하던 황금기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사장 비리가 터진 뒤 횡령 의혹이 연이어 불거진 제주국제대.
임시이사체제를 수차례 반복하며 경영 악화의 늪에 빠졌고 결국, 올해 신입생 수가 30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등록금 수입이 급감하자 대학 재정도 급속도로 바닥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건비.
교직원들이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사실상 '무급 근로'를 견딘 게 1년이 넘었습니다.
지난해 열린 임시이사회에선 대학 노조원들이 출석해 '가정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경제 문제가 한계에 부딪혔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전체 체불임금 액수는 2백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교직원은 임금 체불에 대한 소송을 내고 승소해 매년 20%까지 지연 이자가 붙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제주도에 긴급 재정 지원도 요청해봤지만 받을 수 없었습니다.
[고봉준/제주도 대학정책팀장 : "(제주)국제대학교가 최근에 보조금 수행 배제 처분 확정 판결을 받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도 차원에서는 재정 지원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대학 측은 임시이사회를 열어 제주도에 학교 땅을 팔아 마련한 매각대금 가운데 9억 원을 인건비로 쓸 수 있게 용도를 바꿨는데, 밀린 임금의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근본적인 재정난 해결을 위해 대학정상화추진위원회가 대학 사업 운영권을 양도받을 재정기여자를 모집하는 가운데, 400억 원 이상 거액을 투자하며 대학 설립 목적도 달성할 인수자가 나타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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