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강원 산불 막으려면 수종 다양한 혼효림 조성해야

한겨레 2023. 4. 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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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만 강원도 전역에서 37건의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산불(78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2012~2021년 10년 동안 지역별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1위는 경북으로 연평균 177.1건(피해 면적 4127㏊), 2위는 강원이 149.4건(2153㏊)이었다.

앞으로 강원 지역은 잦은 대형 산불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2가지 이상의 수종, 즉 혼효림으로 조림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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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한 산불이 건조한 날씨 속 강풍을 타고 경포 인근 산림까지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왜냐면] 권순길·김준범 | 프랑스 트루아공대 연구원·프랑스 트루아공대 교수

올 초에만 강원도 전역에서 37건의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산불(78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2012~2021년 10년 동안 지역별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1위는 경북으로 연평균 177.1건(피해 면적 4127㏊), 2위는 강원이 149.4건(2153㏊)이었다. 산불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 178.3건(551.87㏊), 농산부산물 소각 69.8건(56.19㏊), 쓰레기 소각 68.3건(198.07㏊), 담뱃불 실화 30.4건(30.5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 경포동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선을 끊었고, 이 과정에서 생긴 불꽃이 원인이었다. 이 산불로 축구장 530개 면적과 같은 379㏊ 정도가 피해를 보았고, 인근 주택가나 펜션 등 주거 시설물 120여 곳이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사망자 1명, 부상자 16명에 6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2020년 산림청 통계를 보면, 산림면적과 임목축적은 강원도가 전국에서 1위다. 강원도 지역은 대부분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의 송진은 휘발성 물질을 20% 이상 함유해 건조한 날씨에 불이 잘 붙는다. 이번 산불도 송진과 솔방울들이 연료 역할을 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나무는 전국적으로 약 21% 이상 고르게 분포하고 있지만,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동해안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소나무림과 같이 단일 수종으로만 구성된 단순림의 경우, 조림 조성과 취급이 용이하지만, 자연적 재해나 인위적인 환경요소 등에 상당히 취약해 산불이나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 같은 병충해가 발생하면 피해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산불이 나면 주택 소실, 주민들의 재산 피해와 더불어 국가적 손해도 막심할 수밖에 없다. 산림은 나무를 다시 심고 가꾸는 과정에서 투입하는 인적·물적 요소가 상당하고, 다른 산업군과 다르게 최소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탄소흡수 측면이나 상업적 측면에서 목재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산림은 가장 확실한 탄소흡수원이라 탄소흡수 측면에서도 산불의 피해가 크다. 소나무는 같은 침엽수종인 잣나무보다 탄소흡수량이 적다. 소나무의 탄소흡수량을 100%라고 할 때, 같은 침엽수종인 잣나무의 탄소흡수량은 149.59%로 약 1.5배다. 침엽수와 활엽수의 탄소흡수량을 비교하면, 활엽수가 2.8배 이상 많다. 그렇다고 단순히 탄소흡수량이 많은 활엽수를 중심으로 단순림을 조성하기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앞으로 강원 지역은 잦은 대형 산불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2가지 이상의 수종, 즉 혼효림으로 조림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혼효림은 산불에 상당히 강하고, 탄소흡수 측면에서도 단순림인 침엽수종 평균 흡수량보다 1.8배 이상 많다. 강원 지방의 생육 환경 특성상 적응을 잘하는 소나무만 고집해 조림할 것이 아니라 그 밖의 생육에 강한 수종들과 같이 조림해 혼효림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 조림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 관리와 정기적 벌목·벌채를 통한 산림순환경제활동을 극대화하고, 산간 지방 특성과 변덕스러운 기후환경에 잘 적응하는 우량 종자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 생육 환경 모니터링과 꾸준한 숲 가꾸기 관리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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