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같은 상황 땐 항공마일리지 연장” 명문화

대한항공·아시아나 약관 심사
공정위, 유효기간 조항 시정 권고
제도 개편때 보너스 좌석 증편 등
마일리지 소진 방안 시행도 명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하는 경우 보너스 좌석 증편 등 기존 마일리지 소진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이를 약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이 마일리지 사용이 현저히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마일리지 개편 유예·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도 약관에 명문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회원약관을 심사해 마일리지 유예·유효기간 관련 2개 조항에 대해 시정 권고했고, 사업자들이 시정권고 취지에 따른 시정안을 제출해 6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밖에 6개 불공정 약관은 사업자들이 스스로 시정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우선 대한항공 등이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바꿀 때 예외 없이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새로운 공제기준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마일리지 적립 규모 증가 등의 요인을 고려할 때 12개월은 충분히 긴 기간이 아닌 데다 코로나19 등 항공기 탑승 자체가 곤란한 기간에도 동일한 유예기간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제도 개편 유예기간에 변경 전 공제기준에 따르는 마일리지가 원활히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다’는 문구를 약관에 추가하기로 했다. 보너스 좌석 증편, 복합결제 사용비중 확대 등 적극적인 마일리지 소진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의미다. 또 마일리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제한되는 경우에는 유예기간을 ‘12개월 이상’의 기간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양사는 또 통상 10년인 마일리지 유효기간도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선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약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유행 때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3차례에 걸쳐 2년 6개월 연장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 밖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너스 제도 변경 시 개별 통지 절차 없이 사전 고지만 규정한 조항, 회원의 제반 실적을 임의로 정정하는 조항, 사전 통보 없이 제휴사 프로그램을 변경·중단하는 조항 등 6개 조항에 대해서도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이들 조항은 항공사들이 자진해서 시정했다.

공정위는 다만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 또는 12년으로 설정한 조항, 마일리지 양도·상속을 금지하는 조항, 보너스 항공권 또는 좌석 승급을 여유 좌석에 한정하는 조항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약관 개정은 대한항공이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거리’로 바꾸려다 논란이 됐던 개편안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개편안은 항공사 측에서 사실상 철회했기 때문에 심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