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대출 수수료 불법지급' 새마을금고 공소장 살펴보니

주원규 2023. 4. 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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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수수료 40억원을 몰래 빼돌린 사건을 새마을금고의 PF 대출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대주단과 증권사 등을 속여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새마을금고에서 PF 대출에 대한 심의 회의에 참석해 대출금의 안정적인 회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대출 심의위원들이 대출을 승인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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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최원정]
[파이낸셜뉴스] 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수수료 40억원을 몰래 빼돌린 사건을 새마을금고의 PF 대출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대주단과 증권사 등을 속여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3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새마을금고 중앙회 전 차장 박모씨와 A 지점 전 여신팀장 노모씨, B 지점 여신팀장 오모씨를 기소했다.

26일 법무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박씨는 지난해 4월까지 중앙회에서 대출 관련 업무 규정을 만들고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일을 담당했다. 박씨는 첫번째 범행 후 중앙회를 그만두고 가로챈 돈을 관리했다.

부동산 PF 대출 시 대주단은 증권사 등 대출 중개 기관을 통해 대출금리와 대출 취급수수료를 받는 구조이다. 다만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등을 기준으로 비슷한 범위에서 결정되는 것과 달리 취급수수료는 사업 위험성이나 대출 회수 안정성, 금융기관 업무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돼 탄력적인 특성을 가진다.

박씨는 취급수수료 일부를 빼돌려도 대주단이 쉽게 눈치채기 어렵단 점을 이용해 노씨와 오씨에게 범행을 제안하고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취급수수료를 결정할 위치에 있었던 노씨와 오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주단이 증권사에서 받아야 할 취급 수수료 중 39억6000여만원을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특정 금리와 취급 수수료 조건을 제시하는 증권사에 "해당 대출은 취급이 될지 안 될지 어렵다"며 자신들이 알려주는 용역 컨설팅을 이용하면 심의를 통과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유했다. 그러면서 증권사에 "대출 취급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컨설팅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는 것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존 대출 취급수수료를 대출금에서 1%씩 낮추고,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지인 명의로 설립한 컨설팅 회사로 빼돌렸다. 2.5%를 제안한 증권사에게 1.5%로 대출수수료를 낮춰주는 대신 1%의 컨설팅 비용을 요구하는 식이다.

박씨는 새마을금고에서 PF 대출에 대한 심의 회의에 참석해 대출금의 안정적인 회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대출 심의위원들이 대출을 승인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대주단으로부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대출 승인을 받기 어려우니 차주와 컨설팅 업체가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몄다. 실제로 컨설팅 업체는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았을 뿐더러 용역 결과 보고서도 대주단, 차주 등 어디에도 제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이같은 방식으로 7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들을 재판에 넘긴 후 새마을금고 중앙회 등 3곳을 다시 압수수색하고 부동산 PF대출 관련 다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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