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복귀한 테니스 정현 "트라우마, 헤어지는 중입니다"
[앵커]
한국 첫 메이저대회 4강에 올랐던 남자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2년여 만에 단식 복귀전을 치렀습니다.
길었던 재활을 견뎌낸 정현은 건강하게 코트로 돌아왔습니다.
홍석준 기자입니다.
[기자]
2년 7개월 만의 단식 복귀전을 치른 정현.
7개월 전 권순우와 짝을 이뤄 복식에 나선 바 있지만, 단식은 또 달랐습니다.
오랜만의 실전인데다 바람까지 많이 불어 고전했습니다.
<현장음> "정현, 파이팅~!"
쌀쌀한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자 정현은 남은 힘을 모두 쏟아내봅니다.
정현은 세계랭킹 91위 호주의 톰프슨에게 0-2로 패했지만, 코트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벅차 오르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정현 / 테니스 선수> "(응원 받으니) 지금도 약간 소름 돋는 거 같아서. 농담이 아니라 머리까지 올라오더라고요. 경기는 졌지만, 기분은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했고…."
정현은 2018년 호주오픈에서 현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를 꺾는 등 한국인 최초 4강에 오르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대회 이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정현을 괴롭혔습니다.
<정현 / 테니스 선수> "겁이 났고, '또 아프면 어쩌지'… '이 공을 치면 내가 아플텐데' 어느 순간 겁을 먹는 제 모습이 한 두 번이 아니더라고요."
부상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 허리 통증을 최소화하는 동작을 찾아냈다는 정현.
힘든 재활 기간을 거치는 동안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는 '루틴'도 만들었습니다.
<정현 / 테니스 선수> "에스프레소를 맛도 모르는데 만드는 잠깐의 과정이 저를 좋게 만들더라고요. 그걸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면, 오늘 아침에도 똑같이 했고…."
트라우마와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게 돌아온 정현은 다음달 부산오픈에서 한 번 더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본격적으로 ATP투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홍석준입니다. (jo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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