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말까 고민했는데…결국 ‘이것’ 때문에 발길 돌린 투자자
분양가 ‘최고 3100만원’ 부담
공사비·인건비 상승분 반영
남양주·광명도 분양가 껑충
정부의 1·3대책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이 다소 살아났지만 여전히 수요자들의 냉철한 옥석가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집값 하락세와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분양가가 시장의 눈높이보다 비싸게 책정된 단지들이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분양업계에선 공사비는 상승하고 분양가상한제 지역도 사실상 거의 남지 않게 되면서 분양가는 오르고 있는 반면 청약 수요는 살아나지 않아 딜레마에 빠지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강북구 ‘엘리프 미아역’ 1단지의 1순위 평균경쟁률은 3.41대1, 2단지는 1.97대1에 그쳤다. 2단지 전용면적 74㎡ 일부 타입에서는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직전 서울 분양단지였던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의 1순위 경쟁률이 51.7대1이었던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수치다. 업계에선 가격, 입지, 브랜드 등에서 종합적으로 열세인 단지였지만 최근 서울 분양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기대 이하로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프 미아역은 4호선 미아역 역세권에 들어설 예정이며 가구수는 260가구에 불과하다. 3.3㎡당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최고가를 기준으로 3100만원 수준이었다. 반면 1호선과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회기역 역세권에 1806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휘경자이 디센시아의 3.3㎡당 분양가도 동일면적 최고가를 기준으로 3100만원이었다. 엘리프 미아역의 총 1순위 청약자수는 324명. 이 마저도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의 청약자수는 1만7013명이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1·3대책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분양을 진행한 일부 단지들이 수십대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분양시장이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대부분 입지가 좋은 동시에 분양가는 합리적이었던 곳들”이라며 “수도권 내에서도 옥석가리기,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초 분양을 진행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은 서울 외곽(은평구 역촌동)인 동시에 역세권 단지도 아니었지만 저렴한 분양가 덕에 1순위 평균경쟁률 11.4대1을 기록했다.
사업주체들 입장에서는 딜레마인 상황이다. 자재비,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공사비는 불가피하게 오르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내달 분양을 앞둔 단지들을 보면 서울이 아님에도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기고 있다.
다음달 초 분양을 앞둔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최고가 기준 10억4000만원대,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12억원대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다. 불과 지난 연말에 분양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3억원대였다.
내달 초 남양주 다산동에 분양예정인 ‘해링턴 플레이스 다산파크’의 경우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7억5000만원대인데 2013년 준공한 인근 ‘도농부영7단지’ 동일면적의 호가는 6억2000만원대다. 주변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비싼 분양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청약시장에 대해 “핵심 입지에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미래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단지들만 살아남는 상황”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곳들은 흥행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분양업계에선 다소 비싼 분양가에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더라도 무순위청약 등 규제완화에 따른 투자수요에 기대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 경쟁률은 낮더라도 무순위청약의 거주지 요건 규제가 풀려 전국에서 투자가 가능하다”며 “사업주체 입장에서는 (완판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국으로 수요를 넓히면서 언젠간 팔리게 되는 상황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형 평형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 1·3대책 이후 무순위청약 한차례 만에 완판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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