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 김정은이 좋아한 ‘던힐’…美에 8400억 벌금 내게 된 죄목은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4.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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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 단일제재 사상 최대금액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세계 2위 담배업체인 영국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대규모 벌금을 부과받았다. 과거 북한에서는 BAT의 담배 브랜드 ‘던힐’이 인기를 끌었고, 미국은 애연가로 알려진 김정은을 견제하기 위해 담배 수출입에 대한 대북제재를 추진한 바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BAT가 대북제재를 위반해 담배를 수출한 혐의에 대해 6억3520만달러(약 8400억원)의 벌금을 받고 기소유예해주는 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대북 제재 건으로는 사상 최대규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AT와 자회사인 BAT마케팅싱가포르(BATMS)는 은행사기법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위반하며 싱가포르의 제3자 회사를 통해 북한에서 수년간 담배를 팔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BATMS는 제3의 회사를 통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에 담배를 판매해 4억28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관에 담배를 팔고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송금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북제재를 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BAT는 북한에서 판매될 담배를 제조하는 합작공장을 설립했다가 관련 지분을 매각하며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합작공장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했고,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생산 및 수입된 담배를 되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수 년간 BAT는 북한이 담배 사업을 하는데 협력했으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네트워크와 연결된 조력자들에게 의존했다”고 밝혔다. 매튜 올슨 미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법무부 역사상 단일 최대규모의 북한제재 처벌이며, 미국의 제재 위반에 대해 전세계 기업에 경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잭 보울스 BAT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우리에게 기대하는 최고수준(준법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BAT가 제재 및 자금세탁 방지프로세스를 관리·감독하는 윤리 프로그램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미 5억4000만달러 이상의 벌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BAT는 영국의 10대 기업 중 하나로 럭키스트라이크, 던힐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애연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북한에 담뱃잎과 담배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추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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