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누구는 돈 내고, 누구는 공짜” 인천 노인 대상포진 지원 ‘제각각’
市 “내년부터 65세 이상 무료접종 노력”
“대상포진이 사는 곳 따라 걸리는 것도 아닌데, 누구는 무료로 맞고 누구는 17만원이나 내라고 하니 맞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 사는 김종덕씨(76)는 5년 전 대상포진을 앓으며 크게 고생한 탓에 올해 예방접종을 하려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얼마 전 미추홀구에 사는 친구가 무료로 예방접종을 하고 왔다고 했지만, 김씨는 17만원의 비용을 내야 했기 때문. 김씨는 “그때 너무 아파 예방 접종을 받으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동구 구월동에 사는 김미숙씨(71) 사정도 다르지 않다. 미추홀구에 사는 친구로부터 무료 접종을 받았다는 얘기에 접종을 하려 했지만,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버는 월수익 20만원이 전부인 김씨에게 17만원을 내는 건 불가능했다. 그는 “사는 곳에 따라 병이 오는 것도 아닌데, 불공평하다”며 “최소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라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10개 군·구의 어르신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이 지역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계양구 등 4곳은 아예 지원이 없는 데다, 나머지 군·구들도 일부만 지원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시와 군·구에 따르면 옹진군은 60세 이상 저소득층과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연수·미추홀·중·동구는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강화군은 50세 이상 저소득층을 지원한다.
남동구와 서구는 올해 하반기께 만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원 계획만 세워둔 상태고, 부평구와 계양구는 계획 조차 없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발진과 물집이 생기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전체 환자의 65%가 50대 이상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르신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사회복지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고령 인구가 많아 아직 사업을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10개 군·구 모두 65세 이상이면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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