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M 결합, 수평·수직·혼합 혼재… 경쟁제한 평가 관건 [카카오-SM 기업결합 심사 돌입]

플랫폼·콘텐츠 기업 간 결합
공정위 '면밀한 심사' 예고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을 인수한 카카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면서 본격적인 심사가 시작됐다.

관건은 카카오와 SM 결합의 경우 플랫폼 및 종합 콘텐츠 기업과 K팝 콘텐츠 기업의 결합이기 때문에 여러 부문에서 '수평-수직-혼합' 결합이 발생하고 혼재돼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연내 심사 결과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양사의 결합이 복잡한 형태로 이뤄져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결합 신고 데드라인 하루 전 접수

공정위는 2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SM 주식 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카카오는 20.76%,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11%의 SM 주식을 각각 취득했다. 공정거래법상 카카오는 상장법인인 SM 지분 15% 이상을 취득함에 따라 30일 이내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관련 심사를 받아야 한다. 카카오는 신고 마지막 날인 4월 27일을 하루 앞두고 기업결합 신고를 마친 셈이다.

공정위는 조속한 심사를 위해 사업부문별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결합 가능성을 초안에 충실히 담아올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고를 마쳤고, 공정위 심사를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기업결합이 향후 K팝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평-수직-혼합' 복잡한 결합형태

카카오가 기업결합 신고를 함에 따라 향후 절차는 공정위의 몫으로 넘어갔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이때 자료 보강을 요청하는 자료 보정기간은 포함되지 않아 최종 심사기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제 심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확실치 않다"면서도 "목표는 연내에 (심사 완료를) 하는 것이고,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게 속도감 있게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심사가 접수되면 '경쟁제한성' 평가항목에서 기업결합의 형태를 △수평(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 간 기업결합) △수직(생산과 유통 과정에 있어 인접하는 단계에 있는 회사 간 결합) △혼합(이 외의 기업결합) 등으로 나눠서 판단한다.

이번 카카오·SM 결합의 경우 플랫폼 및 종합 콘텐츠 기업과 K팝 콘텐츠 기업의 결합이기 때문에 여러 시장에서 수평, 수직, 혼합 결합이 발생하고 혼재된다.

예를 들어 가수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는 수평결합이, SM의 음원·음반 제작 분야는 카카오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멜론)와 수직결합을 이룬다. SM 팬 플랫폼인 디어유 버블은 카카오톡, 멜론 등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과 혼합결합 형태로 심사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업에서 여러 형태의 결합이 예상되고, 시장경쟁 제한성을 따질 항목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정위 심사 기간에 카카오와 SM의 협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번 기업결합은 사후신고 대상이기 때문에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카카오는 SM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다.

카카오는 향후 SM과 사업 시너지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SM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과 제작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정보기술(IT)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