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전문가 "전문가에 자산배분과 책임 부여해야"

정성원 기자 2023. 4.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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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연금특위,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방안' 공청회
"기준포트폴리오 도입…성과 평가받도록 해야"
여야, 연금특위 활동 기한 6개월 더 연장할 듯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3.04.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본부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가에게 자산 배분 자율성과 책임을 함께 부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는 26일 오후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방안'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발제를 맡은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은 수익률 자체는 낮지만, 위험 대비 성과는 대단히 좋다"면서도 ▲자산군 및 투자전략 확대를 통한 위험 대비 수익률 극대화 ▲추가 투자 위험을 통한 수익률 제고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현재보다 더 큰 위험을 취해 장기 기대수익을 올리려면 충분한 투자 기간 확보, 투자 손실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며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내가 얼마나 내고 얼마나 받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명확히 인지하는 체계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금의 역할을 정확히 정해야 최선이 나올 텐데 제도권에서 합의되지 않고 있다. 제도권 차원에서 기금의 역할을 정해야 한다"며 "자산군은 지속해서 전략적으로 추가하고, 그런 의미에서 기금운용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과 해외 주요 연기금의 자산 배분 프로세스를 비교하며 "전략적 자산 배분의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정하는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과 전문가 자산 배분 권한 이양을 제안하며 "전문가가 기준 포트폴리오 대비 성과를 얼마나 냈는지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국민연금 자산군을 현행 5개군(국내주식·국내투자·해외주식·해외투자·대체투자)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수익률을 높일 수 없다고 봤다. 암호화폐 등 새로운 투자 부문이 나오는 만큼 자산군을 5개군으로 제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산군은 정말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며 "유연성이 전문가들의 활동 영역에서 만들어지고 수익률 제고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군 배분과 기준을 정하는 것을 전문가에게 맡기면서 기금을 분할해 경쟁을 도입하면 좋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이준행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 김용하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 김연명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 2023.04.26. bjko@newsis.com

토론에 참석한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기금 거버넌스가 개선될 때 투자 수익률은 2%포인트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실증 분석도 있다"며 "연금제도를 정책 부문과 기금운용 부문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여 교수는 또 "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비롯해 산하 전문위원회들의 전문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사실 상근전문위원제를 도입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기금운용본부도 가능하면 공단에서 분리해 독립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도 "위험자산 비중을 결정한 상황에서 기금운용 담당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가가 중요하다"며 "대표성과 전문성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거버넌스 도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윤 교수는 "전문성을 확보한 전문가가 자산 배분 의사결정을 내려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항상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기금이 감내할 수 있는 위험도를 결정하는 과정, 즉 기준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대표성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주체가 이를 결정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이스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전문성 보강은 일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오는 10월에 종합 운영계획을 내기 위해 기금운용발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서 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2일부터 3주간 기초연금·퇴직연금·기금운용 수익률을 주제로 세 차례 공청회를 연 연금특위의 활동 기한은 6개월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청회 말미에 "(1기) 연금특위는 오늘로써는 마지막이지만, 국회에서 6개월 연장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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