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3] 리더들 '원팀정신'에 해법…뉴스1 미래포럼 2023 성황리 폐막(종합)
이주호 부총리, 요아브 니산코헨, 수미 테리 등 글로벌 리더 강연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포스트 팬데믹 시대, 회복 위한 해법 찾기'(Resilience in the Post-Pandemic World)를 주제로 한 뉴스1 미래포럼(NFF) 2023이 26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300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민영 통신사 뉴스1과 국회 싱크탱크 국회미래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포럼의 핵심 키워드는 '회복탄력성'과 '해법'이었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충격으로 발생한 피해를 극복하고 손상된 시스템의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다시 튀어오르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레실리오(resilio)에서 비롯된 어휘로 최근에는 단순히 피해가 발생하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같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간 갈등 심화 속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한 신냉전 시대 도래, 반도체를 위시한 경제안보 동맹 등장과 분업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화의 퇴보, 고물가 고금리발 복합 경제위기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정치·경제·외교·사회 등 각 분야에서 팬데믹 이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선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더 건강한 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저력…회복탄력성 위한 해법 찾기"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날 포럼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윤홍근 BBQ 회장,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 대사,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사장), 이태길 한화그룹 사장,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시아 총괄 대표 등 각계각층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 사장은 "뉴스1 미래포럼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번영의 해법을 찾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또 "올해의 주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남긴 상처를 극복하고 이전보다 더 건강한 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저력, 즉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위한 해법 찾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각 분야 리더들이 '원팀' 정신과 상생의 미학으로 위기 극복에 나선다면 이번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뉴스1 미래포럼 2023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 경제 상황에서 우리만의 혁신, 전략적 방향성을 갖추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또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는 국가 간 연대를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의 경영환경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축사에 나선 김진표 국회의장은 "격변하는 정세에 대응해 국회도 있는 힘을 다하겠다"며 "이른바 K-칩스법을 비롯해 우리 첨단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정부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을 "시급히 진행돼야 할 숙제"라고 언급하면서 "과거에 안주된, 눌러앉아 있는 모습으로 제도와 관행을 이어갈 수 없다. 획기적인 체질의 변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축사를 통해 "정책적 접근을 통해 대한민국이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단초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코로나 이후의) 회복력 중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다 함께 어울려 잘 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교육개혁, 강력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반도체와 바이오 융합에서 가능성 봐야"
오전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개혁,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 이 부총리는 회복탄력성 있는 미래사회를 위한 인재 육성 방안을 제시하며 "대한민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가장 완벽하게 실현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교육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요아브 니산코헨 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 창업자는 '혁신의 트렌드: 반도체에서 바이오 혁명까지'라는 제목으로 첫 기조연설자로 등장했다. 니산코헨 창업자는 혁신 강국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방식을 설명하며 "한국과 이스라엘은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고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다. 두 나라가 공유하는 유사점은 교육 수준이 높은, 기술력이 높은 인적자원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융합 산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30년의 모든 트렌드를 융합시키는 것이 바이오 융합"이라며 "이 시장 규모가 30조달러(약 4경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北위협 대응 위해 확장억제 선택지 확대해야"
두 번째 기조연설과 세션1은 외교와 안보 현안을 다뤘다.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북핵 위협: 평가와 제안'을 주제로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선 북핵 문제를 진단하고 대응책을 제안했다.
테리 국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한미 등에 대한 '핵 선제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식을 흉내낸 것"이라고 분석하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 선택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테리 국장은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북한학과 교수와의 대담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북한 측에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손을 내밀었으나 김정은의 계산은 '지금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북미 간 교착 국면을 풀 수 있는 해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북한이 (군사적으로) 행동했을 땐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며 "어떻게든 대응해야 하고 한미일 3국간 협력 강화도 그 대응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세션1에선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경쟁을 연구하는 지식인들이 모여 주요 전선과 복합적인 지정학 문제를 짚었다.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발제에서 "동북아 지정학적 위치와 얼키고 설킨 외교·무역 관계 등을 감안하면 민간 차원뿐 아니라 외교·안보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국가적 차원의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 방향성 설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최계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으로 인해) 중국이 우리에게 어떻게 보복하는지 걱정하기보다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한 법안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 이익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두 학자는 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장의 사회로 대담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미중 반도체 경쟁과 관련해 "미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생산 질서에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 과정에선 불가피하게 중국 반도체 수출 및 반도체 공장들은 안보에 있어서는 위협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국 달래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최 위원은 미·중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에 "패권 경쟁의 핵심은 그 나라가 외부에 군사·문화 등 자신의 영향력을 얼마나 투사할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라며 "국내총생산(GDP)만 놓고 보면 중국이 미국을 앞설 수는 있지만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한국 경제, 그리고 인공지능의 미래
오후 세션에서는 미래 디지털 산업의 핵심 동력, 반도체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을 집중 탐구했다.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은 '반도체의 국가 전략무기화와 연구개발 전략'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을 단기적으로 개선하긴 어렵다. 우리나라 성공 모델이 나오도록 장기적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추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의 기술기획팀장인 김현우 부사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주제로 발표하며 "지정학적 문제나 환경 문제, 새로운 기술도래 등 예측하지 못하는 어려운 복잡한 문제가 동시에 나와서 혼자서 준비하기에는 가끔 버겁다. 반도체 중요성을 아는 미국이나 일본은 정부가 나서고 학계가 나서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도 최근 중요성을 알고 많은 전략이나 도움을 주시려고 하고 있어 새로운 부분에서 훨씬 좋은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며 업계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이 글로벌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겨내야 할 도전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살펴보고 수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1분기 무역적자는 22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출산업 기반을 약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 노동관계법, 공정거래법 등의 대규모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부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동철 원장은 "2010년대 생산성 평균 증가율인 0.7%를 가정하면 2040년대 후반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나온다"면서 "2050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기술력 증대를 하고 인적자원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집중할 구조개혁 분야로는 교육개혁과 노동개혁, 연금개혁을 제시했다.
마지막 세션3에선 챗GPT 등으로 연일 화제에 오르는 AI 기술을 다뤘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AI와 인간의 공진화(共進化)'를 주제로 "지금 AI는 극단적인 경험론"이라며 "앞으로 몸을 가지고 각종 센서에 기반해 지식을 학습하는 체화(Embodied) 시스템으로 AI가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AI 기술의 실용화로 기업의 혁신을 설계해 온 이활석 업스테이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챗GPT 열풍을 이끈 여러 요소들을 분석하고 "앞으로 챗GPT는 '플러그인'과 '파인튜닝' 생태계로 빠르게 단점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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