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언론 "윤 대통령 발언, 일본 피침략국 마음에 상처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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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또다시 직격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대만 문제 발언'을 연일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100년 전 일을 갖고 일본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인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언급도 문제 삼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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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또다시 직격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대만 문제 발언'을 연일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100년 전 일을 갖고 일본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인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언급도 문제 삼고 나섰다. 윤 대통령의 외교 분야 발언 하나하나에 날 선 반응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인데, 한미 간 밀착 흐름을 바짝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윤 대통령은 역사를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 꿇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미래를 위해 미국·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주장하는 한국 보수 정당들의 기본적 생각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하면서, 윤 대통령은 미국에 간절히 구애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이런 견해는 한국(전반의 여론)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일부 보수층과 친미·친일 세력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본에 침략당했던 아시아 국가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힐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공개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며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일 간 안보 협력을 위해 이제는 과거사를 덮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칼럼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자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한때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다른 아시아 국가들까지 고통스럽게 만들어 강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초빙연구원은 이 매체에 "(윤 대통령은) 자신의 보수적 정치 신념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을 맹목적으로 바라본다"며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예민한 감각은 물론 자국 안보 환경과 한반도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 강대국 간 전략적 역학 관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고 일갈했다.
중국은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24~30일) 전후 하루도 빠짐없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0일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발언(19일)을 두고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의 중국어판)도 21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 대통령 언급에 대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최악의 입장 표명"이라는 신랄한 비판을 내놓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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