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시끄러운 와중에…'민형배 복당' 결정한 민주당
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탈당했던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복당시킨다고 밝혔습니다. '돈봉투 의혹'으로 시끄러운 때 전격적으로 결정을 내린 거죠.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전 의원들의 '돈봉투' 조사는 잘 되고 있냐고 되묻는 방식으로 대응했던 이재명 대표는 오늘(26일)은 대통령실을 향해 본인을 고발하라고 했습니다. 무슨 맥락인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내가 사실 두 정당의 비대위원장을 갖다가 10개월 이상씩 해 봤는데 그 순간에 굉장히 어려울 때는 마치 변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하지만 그 순간만 지날 것 같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두 정당의 지금까지의 행태입니다.]
정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다들 혁신과 쇄신을 말하지만, 그 순간만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더라는 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얘깁니다. 민주당은 지금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직면했죠. 민주당이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까, 궁금하던 찰나에 내린 결단,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이었습니다. 민 의원은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서 갑자기 탈당했죠. 무소속 신분으로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서 법사위 통과가 가능하게 했는데 민주당은 이걸 '소신에 따른, 대의적 결단'이라고 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법안 '합헌' 결정을 내린 만큼 민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유례없는 집권세력의 몽니에 불가피하게 민 의원은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했던 일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로부터 지적된 부정한 점은 아프게 새기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판단합니다.]
민 의원의 복당 결정은 탈당 1년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진지 한달 여 만입니다. 민주당은 민 의원의 탈당을, '소신 탈당' 이라고 했지만요. 오히려 '꼼수 탈당' 혹은 '위장 탈당'이란 별칭이 더 유명합니다. 속은 민주당이지만, 형식적 절차를 갖추기 위해서 겉은 '무소속'으로 위장했단 의미인데요. 헌법재판관들도 이 부분에 대해선 '국회법 위반' 이라는 게 다수 의견이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24일) : 헌재는 5:4의 결정으로 법사위원장이 '민 의원의 탈당경위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조정심사가 없이 가결되도록 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소수당과 비교섭단체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서 규정한 국회법을 위반했다, 이렇게 봤는데요.]
'절차는 위법했지만 결과는 정당했다'는 거냐, '술 먹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거냐'는 게 헌재 결정을 비판한 국민의힘의 논리였는데요. 오늘 민 의원 '복당'소식을 접하고선 "양심마저도 내팽개쳤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앞서 한동훈 법무장관도 국민의힘과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달 23일) : 다섯 분의 취지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회기 쪼개기, 위장탈당 입법을 해도 괜찮은 것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비판까지 감수하겠다는 의미로 민 의원의 복당을 결정한 듯 한데요. 민 의원 본인은 '위장탈당' 이 아니다, 본인이 무력화한 안건조정위 절차, 어차피 소수당 의견은 존중 되기 어렵다면서, 본인의 편법을 정당화해왔습니다.
[민형배/무소속 의원 (지난달 23일) : 안건조정위를 연다는 거 자체가 이미 소수자의 의견을 보장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보면 대부분 다 안건조정위는 다수당의 의도를 그대로 가게 돼 있어요. 사실은 거의 무력화돼 있는 거예요.]
사실 민 의원의 복당은 예정된 수순이었죠. 지난 주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복당 청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민 의원의 희생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의리'를 내세웠습니다.
[정필모/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일) : 민형배 의원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도 검찰개혁에 저항하며 입법권에 도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맞설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민형배 의원은 탈당으로 인한 온갖 비난을 홀로 감내하고 있습니다. 당을 위한 희생에 이제 응답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복당을 결정했나, 시점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데요. 지금은 '돈봉투 의혹'으로 당이 시끄러운 상태죠. 이번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사람도 있는데 혹시 그 희생 혹은 자숙도 화려한 부활을 위한 거라고 선제적인 결론을 내렸단 뜻일까요. '당을 위한 결단'이라고 했던 송 전 대표의 진정성이 좀 퇴색되는 듯도 합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지시간 지난 22일) : 저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민주당 상임고문도 사퇴하겠습니다. 민주당은 저의 탈당을 계기로 모든 사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자신 있게 대응하여 국민의 희망으로 더욱 발전해가기를 기원합니다.]
'돈봉투 의혹'을 대하는 이재명 대표의 태도에도 의문부호가 붙었죠. 당 차원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도 문제라고, 동문서답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4일) : {혹시 윤관석, 이성만 의원도 출당 내지 탈당 조치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 {송 전 대표가 출국금지 조치 됐는데 여기에 대해선 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박순자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어갑니까? 관심이 없으신가 보군요.]
오늘 행보 역시 '최선의 방어는 공격' 모드로 전환한 듯한 모습인데요. 최고위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향한 공격에 나선 겁니다.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순방 당시 '조명을 사용한 콘셉트 사진'이라고 주장해 대통령실에 고발된 장경태 최고위원과 함께 당시 영상을 여러 번 돌려봤는데요. "장 최고위원이 마땅히 해야할 문제제기를 했다고 고발당한 건 기막힌 일"이라며, 본인도 고발하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육안으로 봐도,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조명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보니까 조명 같은데 저도 고발하시길 바랍니다. 조명 쓴 것 같습니다.]
'돈봉투 의혹'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 여당에 대한 공격모드로 프레임 전환에 나선 듯한 모습인데요. 지금 여론은 심상치가 않습니다. 오늘 자 쿠키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돈 봉투 의혹'을 심각하게 보고 있단 여론은 69.6%로 70%에 육박했습니다. '심각하지 않다'는 23.6%였는데요. 민주당의 대처가 실망스럽단 여론도 64.4%로, 실망스럽지 않단 여론(29.6%)의 두배가 넘었습니다. 돈봉투 의혹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거란 의견도 과반이 넘었는데요. 당내에선 어떤 경우든,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민주당의 최대의 위기죠. 지금 이 상황은 서막에 불과하다고 보고요. 돈봉투 사건 말고도 제2의, 제3의 우리 민주당을 부패·비리 당으로 엮기 위한 폭탄들이 제조되거나 이미 제조돼 있을 수 있다.]
[박영선/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이 '아마 저것은 못할 것이다'라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그 부분까지 개혁을 해야 된다. 일단 위기는 넘겼지만 저는 이것이 굉장히 국민들에게 오래 기억될 사건이기 때문에 이거 갖고 부족하다.]
지금부터는 시끄러운 민주당 상황과는 좀 달라보이는 시골 책방 주인이 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로 가보려고 합니다. 문 전 대통령, 경남 양산의 사저 근처에 차린 '평산 책방'의 책방지기가 됐죠. 마을 주민들과 소소한 축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문 전 대통령, 시골 마을 책방 지기가 위해서 준비를 많이 했던 듯 한데요. 소소한 바람들을 여럿 밝혔습니다. '평산책방'이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자랑거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책방 리모델링과 마을 도서관 부설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습니다.
[문재인/전 대통령 (어제) : 이 평산 책방이 평산마을과 지산리의 명소가 되고, 또 브랜드가 되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또 자랑거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 한편으로 평산 책방이 책 친구들과 함께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그런 거점이 되기를 기대해 보기도 합니다.]
오픈된 책방을 둘러보니, 본인이 직접 쓴 책들로 서가 한 켠을 꾸민 '문재인의 책' 코너, 그리고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추천하는 '문재인이 추천합니다' 코너가 눈에 띄었는데요.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관심은 이 책방이 민주당 의원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정치인들이 '전언정치'를 하고 있단 비판에, 문 전 대통령은 "정치인들과 만나지 않겠다" 선언한 상태죠.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달 17일) :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는 지금 현재 민주당이 총 단합해서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단합, 이 말씀인 건가요?} '잘 해야 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지금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그 정도 얘기하셨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0일) : 진영 대립과 갈등, 증오의 정치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함께 얘기했고. {이재명 대표의 '이' 자도 안 나왔습니까?} 네, 얘기 안 했었습니다.]
하지만 '책방'을 매개로 해서 지역 주민들, 그리고 당원과 지지자들과는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과거 본인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에서 주민들을 두루 만나고 지지자들과도 소통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문재인/전 대통령 (유튜브 '김경협TV' / 지난 24일) : 멀리서 오는 우리 당원 동지, 또 지지자들 이렇게 또 만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하고, 평산 책방의 '책 친구들'이라는 북클럽을 온라인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그걸 통해서 함께 온라인상으로 함께 책 읽고, 함께 독후감 나누기도 하고… {어휴, 큰일 났네.}]
정치적 메시지도 더 자주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 여권에선 벌써 견제에 나섰는데요.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영화 '문재인입니다'에선 이미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말이 공개됐습니다.
[영화 '문재인입니다' : 5년간 이룬 어떤 성취, 제가 이룬 성취라기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함께 이룬, 그래서 대한민국이 성취를 한 것인데 그것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또 과거로 되돌아가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허망한 생각이 들죠.]
민주당에 복당한 민형배 의원은 "응원해 주셔서 고맙다"면서 "헌재와 당의 판단을 존중한다. 의도치않게 소란스러웠고,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회원 여러분은 민 의원의 복당 어떻게 보시는지, 유튜브에 의견 남겨주시면 잠시 후 백반장이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형배, 민주당 복당…문재인 책방, 민주당 사랑방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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