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재 조기퇴직 막자”···정부 ‘공직안내서’ 발간

박경은 기자 2023. 4. 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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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퇴직 공직자 만명 시대
인사처, '공직 안내서' 발간
신규 공무원 대상 멘토링도
인사혁신처의 ‘공직을 여행하는 신규 공무원을 위한 안내서’ 표지. 인사처
[서울경제]

“초임 공무원 시절 연가나 복지 포인트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관련 설명을 들었더라면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서울시 소속 공무원 A 씨)

“연차별로 보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알고 싶었지만 물을 곳이 없어 소비 계획을 세우기가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업무 외 궁금한 점을 물을 수 있는 선배가 있었다면 좋았을 뻔했습니다.”(대구시 소속 공무원 B 씨)

최근 공직을 떠나는 젊은 공직자가 크게 늘었다. 26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퇴사하는 이른바 ‘조기 퇴직 공직자’가 2017년 5181명에서 2021년 1만 693명으로 증가했다. 공직자의 길을 일찌감치 접어버리는 새내기 공무원이 지난 5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의 퇴사 배경으로는 낮은 보수, 조직 문화에 대한 회의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인사처는 9급 초임 공무원의 월평균 보수액(1호봉 기준)을 2019년 211만 원에서 올해 236만 원으로 상향하는 등 공무원 임금 문제 개선을 추진해왔다. 또한 새내기 공무원들의 안정적인 공직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인사처는 최근 ‘공직을 여행하는 신규 공무원을 위한 안내서’를 발간했다. 신규 공무원들을 위한 공직 적응 상담(멘토링)도 실시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새내기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보수와 연가, 복지포인트 등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으면 당장 퇴사를 결심하기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특히 신규 공직자들을 위한 안내서가 화제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어떤 호칭으로 불러야 하는지, 공직사회 행정망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업무 전화를 받을 때는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등 공직 새내기들이 궁금해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물어보기 부담스러워하는 이슈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경제적 보상, 휴가와 근무시간, 공직 적응 노하우 등 7가지 목차가 Q&A 형식으로 담겼다. 구체적으로 안내서에서는 신규공무원의 연보수와 월평균 보수, 명절 휴가비, 초과 근무수당 등을 표로 정리해 제시했다. 이를 월별로 계산한 ‘9급 1호봉 월별 보수지급액’ 표도 담겼다. 아울러 재직기간별 연가 일수와 휴직 종류별 봉급 및 수당 지급 여부 등도 설명했다.

‘공직을 여행하는 신규 공무원을 위한 안내서’가 소개한 공무원

안내서 제작에 앞서 인사처는 지난해 11월 정부의 전자인사관리시스템인 ‘E 사람’을 통해 국가공무원 4224명을 대상으로 신규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조사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신규직원들은 △연가(665명) △복지포인트(385명) △교육훈련(384명) 순으로 궁금해했다.

이에 따라 인사처는 올해 3월부터 각 부처 소속 신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도 실시한다. 대다수 부처가 신입 직원 적응을 돕기 위해 멘토·멘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인사처가 주관하는 신입 공무원 멘토링은 이번이 처음이다. 23명으로 구성된 멘토단은 멘토링을 희망한 22개 부처 신규 공무원 101명과 한 달에 한 차례 정기·수시 상담을 하며 입직 초기 공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이들 멘토단은 지난달 20일 김승호 인사처장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상담 시 활용할 공직 안내서의 주요 내용과 효과적인 상담 방법 등을 사전에 교육받기도 했다.

지난달 첫 정기 상담은 멘토단이 신입 공무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충북 진천 국가인재원을 직접 방문해 실시했는데, 멘토단은 안내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한편 신규 공무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과 공직생활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전수했다. 대표적으로 연가 사용법과 실제 보수 수준, 승진 소요 기간, 자기계발을 위한 국내외 훈련 등과 같은 공직 내 복지·지원사항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뤘다.

특히 멘토링에서는 공무원 연가를 분 단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소개했는데 이에 신입 공무원들이 놀라워했다고 한다. 멘토가 본인의 급여명세서를 멘티들에게 직접 보여주며 급여 구성과 금액, 연차별 변화 등을 알려준 사례도 있다. 멘토들은 또 공무원 복지 포인트의 경우 생명·상해보험, 의료비 보장보험은 물론 건강 관리와 자기 계발, 여가 활동에도 사용할 수 있음을 안내했다. 이 밖에도 새내기 공무원들은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고 멘토들은 부처 및 부서의 업무 계획과 소관 법령, 업무 편람 등을 통해 담당 업무 내용과 연혁 등을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달 정기 상담은 상담 대상자들의 부서 배치 상황에 따라 대면 또는 비대면 방식으로 실시 중이다. 첫 부서 배치로 생긴 궁금증과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유승주 인사처 인재채용국장은 “평소 새내기 공무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다수 입직하는 추세를 새삼 깨닫는다”면서 “이런 인재들이 공직에 원활히 적응하고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호(뒷줄 왼쪽에서 첫 번째) 인사혁신처장이 지난달 20일 인사혁신처의 공직 적응 상담(멘토)단과 만나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인사처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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