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감독이신데 왜…" 라팍에 나타난 '두산맨' 이승엽 감독, 혼돈의 삼성 선수들

정현석 2023. 4. 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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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라이온즈파크에 나타난 이승엽 감독.

'삼린이' 출신 원태인은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첫 경기에 앞서 "이승엽 감독님은 당연히 제가 어릴 적 가장 잘했고,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며 "투수 타자가 정해지지 않았던 어린 시절 이승엽 감독님을 보면서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영원한 삼성맨인 줄 알았던 이승엽 감독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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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그의 벽화를 배경으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26/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라이온즈파크에 나타난 이승엽 감독.

삼성 선수들은 혼란에 빠졌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광경이기 때문이다. 해외진출 당시를 제외하고는 15시즌을 라이온즈에서 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원클럽맨 스타플레이어.

삼성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었던가 보다.

'삼린이' 출신 원태인은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첫 경기에 앞서 "이승엽 감독님은 당연히 제가 어릴 적 가장 잘했고,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며 "투수 타자가 정해지지 않았던 어린 시절 이승엽 감독님을 보면서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영원한 삼성맨인 줄 알았던 이승엽 감독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원태인은 "큰 감정은 없는데 글쎄요. 아직 한번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데 안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신기할 것도 같고요"라며 웃었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초 삼성 구자욱이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9/
현역 시절 구자욱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승엽 감독. 스포츠조선DB
현역 시절 이승엽 감독과 구자욱. 스포츠조선DB

이승엽 감독의 은퇴 전 3시즌을 함께 뛴 구자욱은 "어제 실내 연습장에서 만나뵀다"며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저도 모르게 '선배님'이라고 부를 뻔 했다"며 웃은 구자욱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멋있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감독으로 모셨던 두산 김한수 수석코치와도 반갑게 재회했다. 구자욱은 2021년 골든글러브 첫 수상 후 5번(김한수 수석코치의 현역시절 번호)을 달게 된 사연을 인터뷰에서 밝혀 화제를 모았다. 당시 "골든글러브를 처음 타면 김한수 감독님께 감사했고, 또 죄송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구자욱은 "김한수 감독님은 저의 스승이셨고, 이승엽 감독님은 저의 영웅이셨다. 두 분 모두 야구장에 돌아오셔서 너무 반갑다"면서도 "상대 팀 감독 코치님 이야기를 너무 해서 더 좋으신 우리 감독, 코치님께 죄송하다. 승리는 박진만 감독님께 안겨드리고 싶다"며 4연패 탈출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원태인과 피렐라가 워밍업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9/

구자욱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승엽 감독은 "예전에 팀 메이트였는데 잘 하고 있어서 좋다"며 "선배님이든 감독님이든 상관 없습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구자욱 선수는 라이온즈에서, 저는 베어스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원태인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 감독은 "선수든 지도자든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 아닌가. 누구든 유니폼을 바꿔 입을 수 있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현재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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