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임박…윤 대통령 인터뷰 '주어 논란' 계속

유한울 기자 2023. 4. 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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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이제 약 6시간 뒤인 현지 시간 26일 오전 10시, 공식 환영 행사부터 시작됩니다. 백악관 인사가 이례적으로 한국 기자단을 찾아서 관련 브리핑도 진행했죠. 이런 가운데 또 어제(25일) 전해드린 윤 대통령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의 '주어 논란'을 놓고 오늘도 정치권이 계속 시끄럽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조직적 범죄 행위'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Give & Take > 오늘도 미국 '톡파원' 모드 가동해봅니다.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차 머물고 있는 미국 워싱턴은 지금 4월 26일 새벽 4시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 한미 정상회담이 있는데요.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이례적으로 한국 기자단을 찾았습니다. 바쁜 하루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25일) : 아주 바쁘고 분주한 국빈 방문 일정이 될 텐데, 저희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행정부에서의 두 번째 국빈 방문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이자 방문 일정이기 때문이고, 또 다뤄야 할 외교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많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 오전 10시부터 공식 국빈 환영행사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어제처럼 아침 산책은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이틀째 일정을 구상하면서 숙소인 블레어하우스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방한했을 때 선물한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우리 국가대표 야구팀 점퍼와 시구 때 신었던 운동화를 입었다고도 알렸습니다. 한미 우호의 의미를 곁들였을 뿐, 4월 초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 때 복장이 떠오르는데요. 그때 날린 '역대급 돌직구'는 여전히 짜릿한가 봅니다.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스트라이크, 정확히 꽂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몸풀기는 이미 마쳤습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부부, 함께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를 했고요. 백악관 관저에서 1시간 반 정도 친교 행사도 가졌습니다. 원래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 90분 동안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는데요. 선물도 교환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족두리 등을 선물했고, 미국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야구 용품과 꽃병 등을 받았습니다.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5일) :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윤석열)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하고 최근에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잘했다는 게 화제가 된 걸 생각해서인지 야구 관련된 선물들을 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 야구 글러브, 야구공 이렇게 선물을 했습니다.]

야구 이야기가 계속 빠지지를 않는데요. 이제는 본론으로 들어가서,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들 살펴봅니다. 커비 조정관이 우리나라 기자단에게 한 브리핑에서도 어느 정도 윤곽은 나오는데요. 먼저 양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의제, 바로 우리나라가 핵 위협을 받을 때 미국이 핵 자산을 제공하는 '확장억제 강화'입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25일) : 바이든 대통령이 확신하는 것은 우리가 한반도에 갖고 있는 한·미 동맹의 굳건한 약속을 실현하고 완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이틀간 양국 정상 간의 다양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고, 이번 국빈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내일 이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서 확장억제 실행을 보장할 수 있는 장관급 상설협의체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요. 공동성명과는 별도 문건으로 발표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미국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바이든 행정부인 만큼 쉽지 않은 문제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하는 것을 전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다시 전략 핵무기를 갖다 놓는다고 하는 것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거예요. 그러나 동맹국으로서의 한국을 보다 안심시키기 위해서 미국으로서의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하는 것이 핵 확장억제 정책이라고 하는 형태를 가지고 성명서를 내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겁니다.]

경제 문제도 중요한 의제입니다. '마이크론' 이슈가 급부상했죠.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리면,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면, 중국의 수요 부족분을 한국 기업들이 메우지 말아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는 현지 언론 보도 내용 때문입니다. 커비 조정관,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25일) :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바이든과 윤석열 정부는 지난 기간 동안 함께 협력을 심화해 왔습니다. 국가안보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경제안보, 나아가 우리가 갖고 있는 첨단기술을 보호하는 데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반도체와 관련된 투자를 조율하는 것도 포함되고 어떤 경제적 압박에 대해 중요 기술을 지켜내려는 노력도 포함됩니다.]

여러분은 이 답변 어떻게 들으셨나요. 저 울 체커는 '경제 안보' 그리고 '첨단 기술 보호'에서의 '협력'이라는 부분이 귀에 확 들어오는데요. 그러한 맥락에서 실제 정상회담에서 관련 요청이 있을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대통령실에서는 일단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읽힙니다. 그리고 사실 이 '경제 안보 협력'은 반도체법, 그리고 전기차 관련 IRA법에 대한 '고지서'격이라는 점, 우리 정회원님들은 잘 알고 계시죠. 윤 대통령, 앞서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 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성과로 올리기는 했는데요.

[최상목/대통령실 경제수석 (현지시간 지난 25일) :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핵심 파트너인 티모시 아처 램 리서치 회장은 그동안 한국 반도체 공급망에 45억달러의 투자를 했으며, 아시아에선 최초로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하였고, 2030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될 한국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미국 당국의 '제도적 지원'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정상회담 의제,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예고했습니다. 다만, "한국이 얼마나 더, 혹은 얼마나 덜 지원할지는 윤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는데요. 윤 대통령, 러시아의 반발에도 로이터통신에 이어 NBC 인터뷰에서도 같은 뜻을 밝혔습니다.

[NBC '나이틀리 뉴스' (현지시간 지난 25일) : 한국에 대한 어떠한 압력도 없다는 것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 상황에 따라 우리가 우크라이나에도 살상무기를 공급해야 할 때가 온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백악관의 어떠한 압력도 없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렇게 밝히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문제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바로 미국의 도청 의혹 문제입니다. '나이틀리 뉴스'를 진행하는 레스터 홀트 앵커도 관련 질문을 던졌는데요. 윤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보고 받았다. 이 사안이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 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홀트 앵커, 돌직구를 날립니다.

[NBC '나이틀리 뉴스' (현지시간 지난 25일) : {친구가 친구를 염탐합니까?} 일반적으로는 현실 세계에서 그것이 국가 간에 금지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신뢰의 문제입니다. 만약 당신에게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커비 조정관 역시 관련해서, 양국간 '신뢰'를 강조했는데요. 신뢰를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한미가 적절한 '공격과 수비'를 주고 받을지도, 내일 다정회를 통해서 마저 지켜보시죠.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25일) :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백악관은 이번 국빈 방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70년 동안 계속될 한·미 동맹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동안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갖고 있는 리더십과 관점에 대해 집중하는 기간이 될 것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이야기, 두 번째 픽에서도 이어갑니다. < "조직적 범죄 행위" > 입니다. 조금 전 들려드린 NBC 방송 인터뷰까지, 이번 한미 정상회담 전 공개된 윤 대통령의 인터뷰 모두 3건입니다. 인터뷰 내용을 둘러싼 논란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주목도도 확 올라갔죠.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데 왜 이렇게 자꾸 긁어 부스럼이랄까, 이런 걸 만드느냐. 그러면 이번에 워싱턴포스트하고 인터뷰에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맥락의 부분, 맥락의 부분 다 이해가 된다. 그런데 두 번째, 이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 부분이라는 게 아니, 이런 식으로까지 꼭 굳이 이야기를 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훨씬 더 논쟁은 더 커지는 거잖아요.]

여기서 지적하는 부분, 대표적인 예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나온 "무릎을 꿇는다"는 표현입니다. 일본 우익이 쓰는 표현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오는데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인터뷰 중 윤 대통령의 '애드리브'일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수습하지 않은 참모진들의 문제라는 지적이 가능합니다.

[박영선/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라는 주어 논란이 있었는데 이 주어가 그 당시에 불분명한 상황이었다면 그 인터뷰 현장에서 누군가가 이것은 이런 의미로 말씀하신 겁니까, 아니면 여기서 정정을 했어야 되는 상황이 아닐까,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1년이 다 돼 가고 있는데도 아직도 대통령실이 상당히 미숙하다.]

여기에 논란을 더한 것은 바로 국민의힘발 'I-JAPAN' 논란이었습니다. 어제 속보로도 전해드린 것처럼, 이 논란을 촉발시킨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결국 "사실관계 파악이 미흡했다"면서 한발 물러섰는데요. 이 일 때문에 이른바 'BBK 주어' 논란까지 소환됐습니다. 간단히 설명드리면요. MB가 대선에 도전했던 2007년,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라고 말한 2000년 광운대 영상이 공개되면서 'BBK 실소유주' 논란에 불이 붙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나경원 전 의원이 "영상에서 주어는 없다"고 해명했죠.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뒤 나 전 의원은 "10년째 고생하고 있다", 에둘러 당시 해명이 잘못됐다고 시인했건만 아픈 기억을 다시 불러온 셈입니다.

[나경원/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8년 1월 22일) : 저는 그때 급하게 막 영상을 들었었고 그래서 굉장히 말이 또 그러한 평소의 습관대로 말이 중간에 뜬다고 생각해서 제가 그런 말 습관을 설명하다가 그런 표현을 했는데 제가 10년째 고생하고 있는데요. 국민들이 욕 좀 하셨겠다 그러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 어제) : 주어가 없다의 원조는 나경원 전 의원인데 대통령도 그렇게 주어가 없다, 이렇게 대통령실에서 해명했다고 하면 차기 대통령은 나경원 의원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유상범 대변인이 쏘아올린 '주어' 논란', 사실 빌미는 대통령실이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원래 발언이라면서 공지한 내용에서부터, 주어가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녹취 파일은 미셸 리 기자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실에서도 갖고 있었을 텐데 왜 주어를 뺐느냐고 지적했고요. 이재명 대표는 아예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조직적 범죄행위'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말로 하는 것이야 적당히 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가 쓰는 공식 문서에 허위 내용을 기재하는 것은 중대 범죄행위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서서 정부기관의 조직적 범죄행위라는 점을 지적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진상조사도 해야 될 것 같고 법적인 조치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대해서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어진 국민의힘입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 발언의 맥락, 그리고 윤 대통령의 뜻을 살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비교한 것이 1998년 있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이죠.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KBC '여의도 초대석' / 어제) : 98년도 그 당시 오부치 선언이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의회에서 이런 연설을 했습니다. 제가 그대로 옮겨드리면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렸던 결단의 고민의 무게와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서 여러 가지 고민하고 있는 무게들이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998년에는 당시 오부치 총리의 '통렬한 반성과 사죄' 언급이 있었다는 점, 2023년 기시다 총리와 다르다는 야권의 지적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늘의 뉴스픽도 한미 정상회담 소식으로만 꽉꽉 채워봤습니다. 그래도 남은 이야기는 들어가서 더 해보도록 하고요. 다른 중요한 소식들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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