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높은 신뢰 기반 한미동맹···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

주재현 기자 2023. 4. 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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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70년간 가장 강력한 동맹 구축"
방미 직전 도감청 의혹 터졌지만
NBC인터뷰서 "문제없다" 선그어
美 "역내 굉장히 큰 변화 가져와"
尹대통령 리더십에 감사 표명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 공원에서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은 높은 수준의 신뢰 위에 구축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도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은 지난 7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구체적인 확장 억제 방안이 논의되는 등 한미 동맹의 위상이 격상되는 것에 발맞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부각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역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이례적으로 한국 측 프레스센터를 직접 찾아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한미 동맹을 더 포괄적으로 넓혀 굳건히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윤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밀 유출 논란은) 철통 같은 한미 관계를 흔들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자유와 같은 가치 공유에 기반한다”며 “(높은 수준의) 신뢰가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직전 대량의 미국 기밀문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유출된 문서 중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의 대통령실을 도·감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것은 해당 의혹을 부풀려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일부 배후 세력 등의 시도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어떤 대내외 시련 속에서도 한미 관계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미국으로부터 그에 부응하는 수준의 호응을 이끌어내려는 차원으로도 분석된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서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이고 기억해야 할 전쟁”이라며 “여러분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이자 우리들의 진정한 친구”라고 오찬에 참석한 참전 용사들을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2만 8000명의 주한 미군 전우들이 국군과 함께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에는 한미 동맹이 있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이 “한미 동맹은 전 세계를 향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윤 대통령의 이러한 노력을 호평한 것으로 풀이된다. 커비 조정관은 한국 언론을 직접 찾아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윤 대통령이 보여준 지도력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감사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뿐 아니라 역내에서 굉장히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이는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바람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9일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묵인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하는 경우 인도적·재정적 지원에만 머무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답한 것에서 한 발 물러선 태도다. 윤 대통령은 방미 직전 진행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의 직간접적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백악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원조를 강화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그 어떠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북한에 관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 북한과의 대화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북한이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5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 공원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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