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석 가능" 자신에도… 제3지대 가시밭길

이호준(lee.hojoon@mk.co.kr),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3. 4. 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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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의원(왼쪽)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추진되는 제3지대 신당에 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석 이상도 가능하다"며 대놓고 띄웠다. 여론조사에서 30%에 달하는 중도층을 비롯해 양당의 비호감도 급증에 따라 제3지대가 성공할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대 양당에선 일말의 긴장감도 보이지 않으며 "가능성이 없다"고 절레절레한다. 무엇보다 신당에서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을뿐더러 미지근한 여론 반응에 '끓는점'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6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하는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해 "수도권에서 30석이 넘는 숫자도 당선이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신당 출현의 환경적 조건이 갖춰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거대) 두 당이 서로 말싸움만 할 뿐"이라며 "정치적인 상황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전 위원장의 말은 며칠 전 라디오 등을 통해 "올 9월 추석 전에는 제3지대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뜻을 함께할 분들을 모으고 있다"고 했던 금 전 의원의 신당에 대한 지지 의견이다. 김 전 위원장이 이날 "금 전 의원이 몇 사람들과 함께 창당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 만큼 제3지대를 준비하는 과정에 김 전 위원장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당 지도부는 잇단 설화와 지지율 고전으로, 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제3지대 신당의 깃발을 들어 올리기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신당이 출현하면 야당보다 여당에 더 타격이 클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증가가 여당 지지율 하락과 동시에 일어나 여당 지지에서 중도로 돌아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나 경계의 눈빛을 감지하기 어렵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연락에서 '금 전 의원이 제3당을 창당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실현 가능성이나 구축 여부를 분석하기 전에 우리가 잘하면 될 일이다. 신경 쓸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 의원의 발언은 제3당의 성공 여부에 대해 매우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뿐만이 아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금 전 의원의 제3지대 토론회에 참석까지 했지만 "신당이나 이런 행보들에 대해 아직까지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여론의 '끓는점'이 매우 낮은 현재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를 활용한 면접조사 방식으로 '금태섭·김종인 신당'에 대한 기대 여부를 물었더니 '기대된다'는 응답이 13.5%, '기대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78.4%에 달했다.

신당의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1995~1996년 약진했던 자민련에는 김종필 전 총재가, 2008년 총선 때 자유선진당에는 이회창 전 총재,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에는 안철수 의원이 있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제3대안으로서 요건을 갖춰야 한다면 첫 번째가 대선(주자)급 지도력"이라며 "(대선주자가 없으면 유권자가) 짜장면도 먹기 싫고 짬뽕도 싫다고 단무지만으로 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호준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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