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경쟁에 … 저축은행 9년만에 적자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여파와 충당금 추가 적립의무로 인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권의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권이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2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 합계가 적자를 나타냈다. 다수의 저축은행업권 관계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 전체 당기순손실은 약 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저축은행업권 순이익이 총 4561억원에 달했던 전년 동기와 반전된 모습이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시중금리 급등, 이에 따른 조달비용 급증이 이 같은 적자 전환의 가장 큰 이유다. 작년 4분기에 전 금융권이 공통적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특판 예금 판매에 나서며 조달비용이 급격히 늘어났다. 당시 기준금리가 본격 상승하면서 은행권까지 예금 금리를 연 5%대로 판매하자,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연 6%대 금리를 내세워 예금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저축은행업권의 1년 만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연 2%대에 머물렀지만 하반기에 급격히 상승하며 11월에는 연 5.53%까지 치솟았다.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업권 특성상 예금 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지출이 치명적이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두 배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작년 말부터 실적이 고꾸라졌다"며 "작년에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돼 충당금 적립액도 늘어나 손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권 내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앞서는 유동성 여력을 바탕으로 대출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대출의 고삐를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계의 중금리 대출 공급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늘었지만 공급사는 오히려 줄었다.
올해 1분기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처는 30곳, 공급액은 1조6445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에는 33곳에서 1조5084억원을 공급했다.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2 대출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12곳이 사잇돌2 대출을 1984억원 공급했는데, 작년 4분기와 비교했을 때 공급액은 약 100억원 늘었지만 공급처는 3곳 감소했다.
비수도권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영업수익에도 예민해져서 중금리 대출까지 취급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내 자산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상위 10곳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73조5781억원으로 나머지 69곳의 총자산 65조153억원보다 8조원 이상 많았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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