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株 담은 ETF 급락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4. 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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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가치주 분류돼 편입
동반하한가 사태후 '우수수'

외국계 증권사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주식시장을 뒤흔들면서 폭락한 종목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26일 코스콤 ETF 체크(CHECK)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ESG 우수기업' ETF는 전날 기준 구성 종목에 삼천리를 3.54% 편입하고 있다. 폭락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1일엔 삼천리 비중이 6.84%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가스 비중도 5.17%에서 2.67%로 낮아졌다. 이 ETF는 21일까지 하림지주(2.19%), 다올투자증권(1.98%) 등 이번 사태와 관련된 종목을 1% 이상 담고 있었다.

편입 종목들의 폭락에 해당 ETF는 사태 발생 후 26일까지 10.35% 하락했다. 다만 다행히 현재 시장에서 거래 규모가 큰 상품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들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종목들 비중이 높은 이유는 이 ETF가 종목을 선별하는 방식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해당 ETF는 에프앤가이드에서 산출하는 'WISE ESG 우수기업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상품으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측면에서 저조한 기업을 제외한 후 주가 수준, 상승 추세, 재무건전성,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폭락을 맞은 기업은 오랫동안 조금씩 주가가 오른 까닭에 변동성도 작아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100% 지수 복제 방식을 활용한다"며 "기초지수에 변동이 있으면 편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변동성(로볼) ETF에 관련 종목이 편입된 것도 비슷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로볼 ETF는 주가 변동성이 낮으면서 초과 성과를 올릴 만한 종목을 골라 담는 상품이다. 다만 주가가 폭락하자 마찬가지로 관련 종목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일례로 'TIGER 로우볼' ETF는 21일까지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를 각각 1.77%, 1.41% 편입하고 있었다. 전날에는 비중이 각각 1.24%, 0.99%로 낮아진 상황이다. 이 ETF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가운데 변동성 조건을 만족하는 40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4일 삼천리, 서울가스 등의 경우 SG증권 거래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왔다.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이후 주가는 하한가를 이어가고 있다.

CFD는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고객이 증권사와 계약을 통해 증거금의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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