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청소 기대주…'해파리 로봇' 등장

박정연 기자 2023. 4. 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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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쓰레기를 청소하는 데 사용되는 해파리 모양의 로봇이 개발됐다.

기존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작은 바위 틈과 같은 구조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 '젤리피쉬봇'은 해파리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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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해파리를 본뜬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해양쓰레기를 청소하는 데 사용되는 해파리 모양의 로봇이 개발됐다. 해파리의 촉수와 같은 형태로 원동기를 이어붙여 부피를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였다. 움직임도 자유로워 해양 환경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데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주형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양쓰레기의 70%는 해저로 가라앉는다. 깊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쓰레기의 60% 이상은 플라스틱인데 분해되기까지는 수백 년이 걸린다.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해저에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선 로봇의 힘이 필요하다.

기존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작은 바위 틈과 같은 구조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단단하고 각진 모양도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해파리의 모습에 주목했다. 해파리는 부드럽게 휘는 촉수를 수축하면서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친다. 촉수가 오므라들 때는 해파리의 부피가 줄어들지만 움직이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번에 개발된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 ‘젤리피쉬봇’은 해파리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 본체 밑에 여러 개의 플라스틱 구체를 이어 붙여 로봇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장비를 나눠 담았다. 전기적인 신호를 물리력으로 바꿔주는 원동기인 액추에이터를 이 구체들에 넣었다. 구슬 목걸이처럼 생긴 플라스틱 구체들은 해파리의 촉수처럼 오므라들었다 펴지면서 작동한다. 구체 내부에는 물로부터 전기 장치를 보호할 수 있는 에어 쿠션도 장착했다.

젤리피쉬봇은 해파리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헤엄치는 원리도 흉내냈다. 연구팀은 “해파리는 위쪽으로 헤엄칠 때 헤엄치는 경로에 따라 몸 주위에 전류를 만들어 에너지를 가둔다”며 “젤리피쉬봇은 이러한 해파리의 유영법을 참고해 미세한 해양쓰레기를 모으고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젤리피쉬봇은 유사한 크기의 다른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보다 높은 효율을 보였다. 초당 최대 6.1cm를 이동하며 10밀리와트(mW)의 전력으로 움직였다. 

연구팀은 젤리피쉬봇이 실제 해저에서 활약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전력공급책을 개발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현재 젤리피쉬봇이 오랜 시간 작업하기 위해선 전선을 연결해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주형준 연구원은 “기술의 발달로 전선을 사용하지 않고도 로봇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이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젤리피쉬봇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해양쓰레기 청소부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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