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장애인 사흘 만에 사망…가해자는 현장 다시 찾아 거짓신고

경찰, 특가법 도주치사 혐의 변경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주택가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장애인이 사흘 만에 숨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6일 음주운전 사고로 의식을 잃었던 30대 남성 A씨가 이날 오전 11시 13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해 남성 B씨의 혐의도 도로교통법 위반ㆍ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변경됐다.

앞서 A씨는 23일 오전 1시 14분쯤 동대문구 용두동 근처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좌회전하던 B씨 차량에 치였다. 당시 술을 마신 가해자는 사고 직후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도주했다.

이후 사고 현장에 다시 온 B씨는 경찰에 “길에 술 취한 사람이 누워있다”고 신고한 뒤 출동한 경찰관들과 대화하며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결국 사망했다. 장애가 있는 그는 아내와 딸 한 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 조사 끝에 사고 발생 두 시간 만에 동대문구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검거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42%였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해자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