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하반기 턴어라운드 자신하는 이유
부진 탈출 위해 수주 사업·고부가 제품에 집중
LG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거시경제 환경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LG디스플레이는 부진 탈출을 위해 수주형 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업손실 1조원
26일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매출도 4조4111억원, 영업손실 1조9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1.8%, 직전 분기 대비 40% 줄어들었다.
이는 증권가 눈높이를 밑도는 수준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 1분기 LG디스플레이 실적 추정치는 매출 5조523억원, 영업손실 1조34억원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주력이었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축소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TV와 IT 제품 수요 감소를 꼽았다.
매출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 19% △IT용 패널(모니터·노트북PC·태블릿 등) 38%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2% △차량용 패널 11%다. 당기순손실은 1조 1531억원, EBITDA(상각전 영업손익)는 80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1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248%로 전 분기(215%) 대비 33%P(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순차입금 비율도 작년 4분기 대비 25%P 증가한 126%을 기록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사업자금 명목으로 1조원을 차입한 영향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최근 LG전자로부터 전략적 자금을 유지했는데, 이는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자금운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라며 "조달한 자금은 OLED 제품과 기술 개발,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CFO는 "상반기 중으로 추가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어려운 업황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재무 환경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 키워드는 '고부가' '수주 사업'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CFO는 "거시경제 환경이 개선되면서 2분기 손익은 1분기 대비 소폭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수주형 사업 성과가 긍정적으로 확대되면서 하반기 중 흑자전환을 달성하고 향후 연간 기준으로도 경영실적 개선해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수주형 사업을 주축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고부가 제품 위주로 기술 개발과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CSO(최고전략책임자) 전무는 "수주형 비즈니스는 고객과의 계약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덕분에 사업 안정성이 높다"면서 "수주형 사업엔 태블릿, 모바일폰, 워치, 오토(차량) 비즈니스 등이 해당하며 향후 오토 비즈니스가 전체 매출의 10%, 나머지 수주 사업이 30% 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흑자전환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야는 스마트폰용 OLED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3만장 수준이었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량(CAPA)을 50%(1만5000장) 늘리고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에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했다. 특히 상위 라인업인 '프로맥스'에 탑재되는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 공급까지 맡았다. LTPO OLED는 기존 OLED 대비 가격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는 애플에 아이패드용 OLED를 공급하고 매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창환 LG디스플레이 중형 마케팅 실장은 "자사는 내년 상반기 OLED 태블릿 시장 진입을 통해 전략 고객 태블릿 패널의 50% 이상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태블릿용 OLED는 LCD 대비 가격이 두 배 수준으로, 전반적인 매출 확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도 성장이 매섭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액이 3조원 이상 늘었다. 작년 대비 20%, 2021년 말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 상무는 "올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은 2조원을 상회할 것이며, 3년 이내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내다봤다.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LCD 출구 전략도 가속한다. 김 CSO는 "지난해 말 국내 LCD TV 팹의 가동을 종료했고 올해 중국에 있는 8세대 LCD 팹도 50% 다운사이징(축소)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7세대 팝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외 나머지 공장은 용도 전환이나 매각 등 자사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CSO는 "내부적으로도 내년까지는 실판매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장치산업 전체적으로 재고조정 노력을 1년째 진행하면서 재고 수준을 낮춘 상태"라면서 "일부 업체들이 재고를 다시 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로 가면서 실적 개선의 긍정적인 시그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