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꿈꾸는 고영준 “강인형이라 불러야 하나요?”
K리그를 누비는 젊은 피들은 데뷔 4년차에 힘이 빠진다.
재능있는 신인의 보증 수표라 할 수 있는 영플레이어상 수상 기회가 만 23세 이하로 한국 국적인 3년차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고교생 K리거들이 등장해 데뷔 연도가 빨라진 요즈음, 4년차에 빛을 보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억울한 사례도 종종 생긴다.
포항 스틸러스가 자랑하는 영건 고영준(22)도 그렇다. 2020년 데뷔한 4년차인 그는 올해 9경기만 뛰고도 4골로 득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본업은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날카로운 득점 본능으로 팀의 유일한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 22일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와 동해안더비에선 멀티골을 터뜨려 찬사를 받았다.
26일 포항시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고영준은 “주변 사람들마다 억울하지 않냐고 묻는데, 아쉽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며 “더 큰 무대로 나아갈 기회는 얻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고영준이 말하는 큰 무대는 바로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황선홍 감독(55)이 지휘봉을 잡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병역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검증받은 ‘황금 세대’가 고스란히 참가하는 대회라 우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당시 골든볼 수상자인 이강인(22·마요르카)을 비롯해 엄원상(24·울산), 고재현(24·대구) 등이 1999년생 준우승 멤버들이 주축이다.
고영준은 “두 살 많은 형들과 경쟁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못 갈 대회가 아니다”면서 “기존의 좋은 멤버들과 함께 뛴다면 우승할 좋은 기회”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고영준은 지난해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 경험까지 쌓았다. 그가 황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달 도하컵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것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고영준은 2001년생으로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빠른 이강인과 호칭 문제가 신경쓰이는 눈치다. 지난해 한 차례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것이 친분의 전부다. 그는 “(홍)시후(인천)처럼 동갑내기들이 ‘강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봤다. 솔직히 축구 잘하면 형이니 만나면 형이라 부를 생각도 있다. 같은 포지션인데 아직 실력은 나보다 한참 앞서가는 선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을 한껏 낮추는 고영준은 경기를 치를 수록 성장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약점이었던 퍼스트 터치가 ‘순두부’처럼 부드러워지면서 강점인 슈팅까지 살아났다. 아시안게임까지 얼마나 더 성장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장기인 드리블 돌파가 발전하면 아시안게임을 넘어 유럽 무대 진출이라는 꿈도 이룰 수 있다.
고영준은 “아시안게임은 세상에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면서 “기회가 온다면 큰 무대로 나아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고영준은 큰 무대로 떠나기 전 친정팀 포항에 우승컵 하나는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꼭 10년 전인 2013년 포항제철초 소속으로 포항의 2관왕(K리그1·FA컵)을 지켜본 추억이 선명하다. 고영준은 “올해 우리 팀은 9경기 무패(5승4무)를 달리고 있다. 흐름이 좋다. 올해 우승이라는 목표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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