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나흘간 19번 연속 지진…더 큰 지진 전조일까?[QnA]
강원 동해시에서 북동쪽 약 50㎞ 인근 해역에서 26일 오전 6시51분쯤 규모 2.2 지진이, 오후 12시15분쯤 규모 2.0 지진이 다시 발생했다.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연달아 19회째다. 계속된 지진에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계속된 지진이 더 큰 지진에 앞서 나는 지진인 전진이 아닌지’, ‘해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이호만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 조창수 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장,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 전문가에게 이런 우려들에 관해 물었다.
강원 동해 연속 지진, 앞으로 더 큰 지진을 예고하는 ‘전진’인가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강원 동해시 해역 연속 지진이 ‘전진’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터뷰에 응한 다수 전문가는 인근에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지진이 일어난 동해시 북동쪽 약 50㎞ 해역은 우선 인근에 있는 큰 단층인 울릉단층, 후포단층과 거리가 멀다. 또 진앙의 깊이도 깊어, 지진의 위력이 지표까지 덜 전달된다. 보통 한반도 인근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진앙 깊이가 10~15㎞ 정도다.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들을 살펴보면 진앙의 깊이가 27~33㎞ 정도로 매우 깊다. 다만, 조 센터장은 “해역은 측정 오차로 실제로 진앙 깊이가 10~18㎞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도 있었다. 2013년 충남 보령시 인근 해역, 2020년 전남 해남 해역 등에서도 수십 일간 각각 60회, 70회 정도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런 지진을 사후에 분류할 때는 ‘군발지진’으로 부른다. 김광희 교수는 “특별히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고 소규모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한반도 인근에서 발생했던 ‘군발지진’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지진의 정확한 원인이 뭔가요? 북한의 핵실험은 아닌가요?
북한 핵실험의 영향일 가능성은 전문가 모두가 일축했다. 이 과장은 “지진파의 모양이 명확히 자연 지진이고, 진앙 깊이가 너무 깊어서 (북한 핵실험 영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지진의 정확한 원인이 된 단층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은 단층이 있다는 의미다. 단층의 구조를 조사하는 연구는 여러 부처가 진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 지하 단층·속도 구조 통합 모델 개발’ 사업 2단계로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강원권의 단층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해저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작은 지진까지 관측해 단층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리고 그 단층에서 어느 정도 규모 지진까지 발생할 수 있을지 추정한다. 이밖에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에서도 한반도의 단층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은 만큼 해일 가능성도 작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해일이 발생하려면 지진이 6.5 이상의 규모로, 해저를 쪼갤 만큼 얕은 깊이에서 발생해야 한다. 김영석 교수는 “일본 서쪽에 있는 단층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며 “발생하더라도 2~3m 정도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도 “해일을 상상은 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양상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향후 계속 지진의 규모가 커지거나, 더 잦게 지진이 난다면 큰 지진이 날 가능성도 있다. 조 센터장은 “지진이 더 빈발하는지 등 추이를 꾸준히 살펴야 한다”라며 “단층의 상태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단층 조사와 해일 등 재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광희 교수는 “현재 지진이 나는 지점은 지진이 계속 발생해왔던 곳임에도 단층 조사가 잘 안 됐던 것이 이해 가지 않는다”라며 “역사적으로도 해일이 발생했던 지역이고, 발생한다면 동해안에 도달하는 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해일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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