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효과 언제쯤 나오나..“하반기 업황 반등” VS "불확실성 여전"
삼성전자, 27일 실적발표…4조원대 영업적자 예상
"'삼성도 동참' 감산효과 기대해볼만..하반기 업턴"
"DDR5·HBM3 수익효과 아직…글로벌 리스크도 상존"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기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로 꼽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불황 장기화에 올해 1분기에만 7조원대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올해 1분기 3조4000억원대 적자를 낸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오는 27일 성적표를 공개한다.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하며 하반기에는 감산 효과에 힘입어 적자폭을 상회하는 영업익을 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만 3조402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적자전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적자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1% 줄어든 5조88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오는 27일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앞서 잠정실적 발표에서 세부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삼성전자 DS부문의 경우 4조원 상당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반도체 투자 축소와 감산을 결정했으나 효과가 나타나진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는 큰 폭의 판매량 감소로 당사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완제품 재고는 전분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 적자폭이 심화한 만큼 계속해서 감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도 DDR4 제품 등을 위주로 감산하겠다고 결정한 만큼 오는 2분기부터는 고객사 재고가 줄어들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삼성전자도 감산에 나선 만큼 메모리 재고를 전반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도 “재고가 많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조절하고 있고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감소폭을 초과하는 회복이 예상되기에 당사 재고는 상반기를 고점으로 점진적으로 축소될 걸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보면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손실은 10조7242억원으로 추산된다. 적자폭은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지만 실적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삼성전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DS부문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하반기에 메모리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버리고 싶진 않지만 수요가 살아날 것 같지 않아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황을 타개할 전략으로 고성능 고부가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내걸었다. 챗GPT 등 AI(인공지능)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가 커지고, 고용량 메모리를 채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서버용 DDR5,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 기반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uMCP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갈 것”이라며 “서버용 메모리 출하량은 향후 5년간 최대 4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고성능 서버용 메모리가 회사 전체 수익을 결정지을 정도로 수요가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이어 “AI 등 신시장에서 고성능 제품 수요가 있긴 하지만 메모리업계 내 전반적인 시장 둔화를 뒤바꿀 만한 영향력이 있는지 더 지켜볼 일”이라고 해석했다. 이규복 반도체공학회장도 “DDR5나 HBM 등 제품이 단기적으로 시장의 주류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제품 성능 검증에 이어 올해 말이나 내년쯤 고성능 제품이 시장 주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당장은 감산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시장 상황에선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 모두 분기 흑자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의 감산이 수급 개선의 마지막 키가 될 것으로 보여 감산 강도가 수급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메모리 한파와 더불어 미중 반도체 갈등이 격화하며 우리 기업들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는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탈중(脫中)과 관련한 우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제재 가능성과 미국 보조금 독소조항 완화 관련 협상에서 성과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이규복 학회장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삼성·하이닉스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글로벌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미국 장비수출 통제 유예 등 강압적이고 심한 제재를 완화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정부지원책이 중간에 끊기지 않고 실효성있게 실행되도록 정부 협조가 필요하다”며 “반도체 산업단지의 경우 30년 상당에 걸쳐 조성되기에 장기 계획을 소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도체 등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K-칩스법이 발효했으며, 민간 투자로 2042년까지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임창정도 30억 피해…SG폭락 ‘주가조작 조사’ 본격화
- 갈증난 尹 포도주스 집자…바이든이 보인 반응 “제로콜라 있다”
- '2심도 무기징역' 이은해는 어떤 인생을 살다 살인범이 됐나
- "남친과 여행중 출산"...한파에 아기 버린 20대, 살인미수 적용
- "누가 봐도 샤넬은 싫어.." 로고 없는 '조용한' 명품 뜬다
- "정경심 3번 불허·최서원 3번 연장, 해도 너무해"...윤건영 '분통'
- 임영웅이라는 장르…슬픔의 카타르시스
- "JMS 신도들 '김도형 교수, 회 뜬다'며 협박..걱정되는 상태"
- ‘돌싱포맨’ 탁재훈 “김완선,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 “집에 있는 ‘챔프 시럽’, 아이에 먹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