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험 증가에 대출태도 온도차, 1금융권 문턱 낮추고 2금융권은 "대출 줄이겠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를 8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전분기(11)에 비해서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예대율규제 완화 연장에 따른 대출여력 증대, 은행간 시장확보 경쟁 등으로 대출태도가 완화될 전망이다. 가계대출은 규제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LTV 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주택자금대출을 중심으로 완화적 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은행권 대출수요는 대기업에서는 늘어나고 가계에서는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수요지수는 △대기업 8 △중소기업 0 △가계주택 -6 △가계일반 -11로 차주별로 수요가 제각각이었다. 한국은행은 "대기업은 실물경기 둔화, 회사채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 악화 우려로 대출수요 증가세가 소폭 확대될 전망"이라며 "중소기업은 그간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 부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과 일반자금 모두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카드회사, 상호금융조합(수협과 산림조합 제외), 생명보험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모든 업권에서 "대출을 줄이겠다"라는 응답이 많았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 -33 △신용카드회사 -7 △상호금융조합 -22 △생명보험회사 -20 으로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 신용카드회사, 상호금융조합 모두 전분기에 비해 대출태도지수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였다.
비은행금융기관이 대출문턱을 높이는 건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높은 대출금리로 인한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증대, 부동산경기 부진 등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이 모든 업권에서 상승했다"며 "대출태도지수 강화는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익성과 건전성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호저축은행 연체율은 2021년말 2.50%에서 지난해말 3.40%로, 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은 1.40%에서 2.12%로 높아지는 등 연체율이 모든 업권에서 상승했다.
2금융권이 대출문턱을 낮추겠다고 한 가운데 대출수요는 상호금융을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은행금융기관별 대출수요지수는 △상호저축은행 5 △신용카드회사 7 △생명보험회사 7로 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가계 생활자금과 기업 운전자금 등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상호금융조합은 대출수요지수가 -14로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수요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신용위험은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위험이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은행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대기업 6, 중소기업 28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신용위험도가 전분기와 같은 수준이었지만 중소기업은 올랐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21년말 0.27%에서 지난해말 0.32%로 올랐고 올해 2월말에는 0.47%까지 높아졌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또한 지난해말 0.26%에서 두달 새 0.39%까지 올랐다. 가계대출 신용위험지수 또한 42로 전분기(39)대비 상승했다.
비은행기관의 신용위험의 경우 상호저축은행, 신용카드회사, 상호금융조합과 생명보험회사 모두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차주의 상환부담이 여전히 큰 데다 취약가구 및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총 20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3월 10일부터 21일까지 실시했다. 국내은행 18곳, 상호저축은행 23곳, 상호금융조합 133곳 등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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