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급한 車, 돈 급한 배터리···'이종동맹' 대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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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회사 간 합작 모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공장 건설엔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 비용이 드는데 양질의 배터리 확보가 시급한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사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며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GM과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세워 미국에 합작공장 3곳을 짓기로 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회사 간 협업이 다시 시동을 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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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공장 건설에 조단위 드는데
완성차는 고품질 배터리 확보 시급
배터리社 '백기사' 자처하며 맞손
현대차-SK온, GM-삼성SDI 등
당분간 진영간 합작모델 늘어날 듯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회사 간 합작 모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공장 건설엔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 비용이 드는데 양질의 배터리 확보가 시급한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사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며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내재화를 둘러싸고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두 진영 간 협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현대차그룹은 지난 25일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2025년말 양산을 목표로 연간 35 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총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공통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SDI(006400)도 같은 날 미국의 자동차기업 제너털모터스(GM)과 미국에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연간 3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GM과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세워 미국에 합작공장 3곳을 짓기로 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회사 간 협업이 다시 시동을 건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진영 간 협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완성차 업체는 양질의 배터리 확보가 시급하고 배터리사는 공장 신증설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았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SK온과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이다. 두 회사의 협력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공장(HMGMA) 기공식을 개최할 때부터 예상돼 왔다. 하지만 SK온이 SK이노베이션(096770) 유상증자로 2조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로부터 1조2000억원 등 총 3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글로벌 자금 시장 경색으로 지분투자(프리 IPO)가 계획보다 늦어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조지아주 신공장 준공 시기를 당겨야 하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파트너사인 SK온의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었을 것”이라며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필수라고 판단해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북미 확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SK온의 백기사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실제 두 회사의 협력 구조를 보면 합작법인 설립으로 SK온은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였다. 총 투자금은 6조5000억원이지만 절반은 합작법인이 차입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절반은 다시 양사가 반씩 부담한다.
삼성 SDI와 GM의 합작법인 설립도 같은 맥락이다. 2026년까지 최소 30GWh 이상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 구체적인 합작비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4조 원의 투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사의 합작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수요는 커질 수 밖다. 하지만 배터리사들은 이미 확보한 수주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확충하는데만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수주한 금액은 385조원, SK온은 290조원, 삼성SDI는 140조원으로 각각 추정된다.
K 배터리사들이 지금까지 수주한 잔고만 815조 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예산규모(638조원)를 뛰어 넘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사들이 해외에 짓기로 한 공장들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계약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 공개되지 않았거나 논의 중인 계약까지 고려하면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공장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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