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오늘 밤 한미정상회담…확장억제 강화 어떻게?
# 12년 만의 국빈 방문... 정상회담 의미는?
박원곤: 한미 동맹 70주년... 과거, 현재, 미래 모두 아우르는 행사
# 확장억제 강화 방안... 내용 예상?
박원곤: 확장억제 한계는 분명 있을 것... 그래도 이전보다는 훨씬 더 증진된 방안일 것
# 윤 대통령 '나토 이상의 강력한 조치'
박원곤: 나토와 한국의 현재 상황은 달라... 나토보다 더 높은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 문재인 정부 "북핵 문제 외교적 해결" vs 윤석열 정부 "그것은 실패했다"
박원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서 북한은 우선순위에 없어... 우선순위에 올리도록 해야
# 한미일 vs 북중러
박원곤: 이러한 구도가 굳어지는 것이 북한에 유리한 것만은 아냐
#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 방송시간 : 4월 26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박원곤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북한학과 교수
https://youtu.be/Jng14766_3c
◎범기영: 여의도 사사건건 시작합니다. 오늘은 이화여대 박원곤 북한학과 교수 모시고 한미 정상회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원곤: 안녕하세요?
◎범기영: 이제 오늘 밤에 정상회담 열립니다. 12년 만의 국빈 방문. 정상회담 의미를 짚는다면 어떻게 짚으시겠습니까?
▼박원곤: 많이 알려졌습니다만 올해가 한미 동맹 70주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한미 동맹은 가장 성공한 동맹이죠.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한국이 발전하게 된 것에는 동맹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니까. 이번에 70주년을 기념하는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의 국빈 방문도 성사된 것이고 이번 70주년을 기념하면서 과거 70년을 회상하고 현재 한미 동맹은 어떤 위치에 있으며 앞으로 그러면 70주년을 어떻게 갈 것인가라는 것을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동맹이 정말 중요합니다만 동맹이 목표는 아니고 이제 국익을 지키기 위한 수단일 테고, 이번 회담에서 확장 억제 강화 방안, 이게 나올 거다. 이런 게 이제 많이 화두가 되는 것 같아요. 어떤 내용이 담긴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이미 많은 여론조사들이 한국이 북한이 워낙 핵을 고도화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서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 된다는...
◎범기영: 자체 핵무장.
▼박원곤: 그렇죠. 그게 60에서 많게는 80%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이 확장 억제라는 것은 미국이 핵을 갖지 않는 동맹국한테 안보를 보장해 주는 것이죠. 그 수단으로는 핵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 모든 가용한 수단을 다 해 준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게 일종의 공약이자 약속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조약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기는 분명합니다만 혹시라도 그것을 확장 억제를 하지 않더라도 어떤 법적 구속력이나 제도적인 구속력은 있는 건 아니죠.
◎범기영: 국가 간에 명문화된 조약은 아니기 때문에.
▼박원곤: 아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고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한미 당국이 그렇다면 확장 억제를 지금보다 그래도 제도화를 확실히 하고 제도화의 수준을 높이고 그 공약 자체가 훨씬 더 신뢰성이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지난 수개월간 해왔다. 아마 이미 이건 언론에서 확인이 됐습니다. 미국도 확인한 것처럼 별도의 문건으로 확장 억제를 공약하는 것을 발표하겠다. 이제 거기까지는 확인이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내용이 중요하잖아요, 사실. 확장 억제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이미 수십 년간에 걸친 약속이고 그거를 굳이 문서로 만들 때는 그럼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이게 의미가 있는 겁니까, 그럼?
▼박원곤: 큰 틀에서 확장 억제는 우리가 일정 수준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아셔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아무리 친밀한 동맹국이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쓰고 있는 핵에 관한 것, 그것은 뭐 핵전략 계획일 수도 있고 핵 작전 계획일 수도 있고 특히 핵의 사용의 최종 결정은 미국 국내법에 의해서 대통령, 미국 대통령에게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5년 전에 됐을 때 과연 그 핵 단추를 트럼프 대통령한테 맡기는 게 바르냐 마냐,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였는데요. 이제 그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렇지만 한미가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내용을 그 안에 담느냐가 매우 중요하겠죠. 지금까지 제가 확인한 거랑 언론에 나온 내용들을 보면 분명히 이전보다는 훨씬 더 증진된, 진전된 방안이 담긴 것은 맞습니다. 대통령도 여러 번 얘기를 했습니다만 공동 기획과 공동 이행을 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러니까 공동 기획이라는 것은 북한이 굉장히 대단한 핵 투발 수단을 갖고 있는데 과연 전쟁이 나면 어떤 핵 투발을 사용할 거냐, 어떤 미사일을 사용해서 공격을 할 것인가를 한미가 처음부터 같이 고민을 하고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서 미국이 어떤 것으로 대응을 할 것이냐, 또 우리도 대응의 수단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같이 의논하는 것이 공동 기획이고요. 물론 이전에도 일정 수준 됐습니다만 상당히 개념적이고 원칙적인 차원에서만 된 것으로 제가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훨씬 더 자세한 시나리오별로 만들어서 그런 내용들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비교적 분명해 보이고요.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이행을 하는 것이죠. 기존에 한미가 여러 가지 연합 훈련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구체적으로 북한의 핵에 대해서 연합 훈련을 해오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라기는 이런 것이 공동 이행의 차원에서 확장이 된다면 이제는 북한이 핵을 썼을 때 어떻게 한미가 거기에서 대응을 할 것인가, 이제 훈련의 내용들에 그것이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이 되고요. 또 하나는 결국 전략 자산의 전개인데, 우리는 핵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갖고 있는 핵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들어와야 그것이 이제 확장 억제의 구체적인 수단이 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범기영: 이를테면 장거리 폭격기 같은 경우.
▼박원곤: 장거리 폭격기나 이제 세 가지 종류가 있죠. 또 하나는 잠수함, 원자력 잠수함이 있고 또 하나는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얼마만큼 자주 한국에 들어오느냐, 그전에는 한국이 그런 전략 자산의 한반도 투사를 요청해도 미국은 워낙 전 세계를 상대로 그런 전력 자산을 투사하는 계획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은 한국이 그것을 요청할 경우에 미국이 거기에서 상응하는 그런 양쪽의 협의에 의해서 전략 자산을 이전보다 훨씬 더, 좀 더 정상적인, 표현이 좀 애매한데요. 그런 방향으로 배치를 하는 것을 지금 논의하고 있다. 아마 곧 발표가 날 것 같습니다.
◎범기영: 핵 위협을 한국이 받으면 미국이 핵 자산으로 대응한다. 이런 문구가 들어가느냐 마느냐를 가지고도 지금 계속 설왕설래가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박원곤: 곧 밝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좀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확장 억제라는 것이 한국이 핵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갖고 있는 핵뿐만 아니라 재래식 전력, 그 외에도 모든 자산을 동원해서 한국을 방어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만약, 이미 회자가 되고 있습니다만 북한이 핵을 썼을 때 미국이 반드시 핵으로 대응한다고만 얘기가 되면 핵 외의 다른 자산들의 활용이 좀 줄어들 수 있는...
◎범기영: 오히려 우리 손발이 좀 더 묶이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군요.
▼박원곤: 그러니까 원칙 차원에서는 그렇습니다. 선택지가 좀 줄어드는 형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이 논의가 될까, 어떻게 표현을 할 것인가는 좀 고민이 되는데요. 그럼에도 얘기가 계속되는 게, 아까 계속 말씀드립니다만 확장 억제는 일종의 공약이고 약속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일 우려하는 게,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을 쐈을 때 과연 미국이 핵으로 그것을 대응을 해줄 거냐, 그 문제이지 않습니까?
◎범기영: 본토가 공격당하지 않았는데 핵 단추를 누를 것이냐.
▼박원곤: 네, 맞습니다. 그 얘기가 많이 있죠. 예를 들어서 워싱턴과 보스턴이 공격 받을 위험이 있는데 서울을 구하려고 미국이 할 것이냐. 그 얘기가 있기 때문에 이번 확장 억제는 아마 한미 정상회담에서 아니면 혹은 이후에 양국 정상이 기자회견을 하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과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하는가, 저는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윤 대통령은 나토 이상의 강력한 조치, 이런 표현을 또 사용하기도 했는데, 나토식 핵 공유 모델은 여러 차례 우리가 이야기를 나눴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좀 진행이 될까요?
▼박원곤: 글쎄요. 그런데 나토랑 한국의 현재 상황이랑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범기영: 그렇죠.
▼박원곤: 일단 나토는 집단 안보 체제고 거기에서 하는 핵 공유는 전술핵 무기가 들어가 있어서 6개국이 공동으로, 사실 운용을 공동으로 한다기보다는 미국이 다 운용을 합니다. 그 결정 과정도 미국이 하는 것이고요. 다만 그것을 실질적으로 작전을 할 때 그 국가들의 전투기가 활용된다, 그런 의미인데요. 현재로서는 확장 억제의 가장 높은 제도와 수준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한반도로 놓고 보면 좀 다른 점이 많이 있다는 거죠. 일단 전술핵을 한반도에 갖고 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그게 군사적인 효용성이 크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기 와 있으면 오히려 북한의 그런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어쨌든 외교적인 노력도 기울여야 되는데 여기에 들어오는 순간 북한이 갖고 있는 핵에 대한 명분도 줄 수도 있다, 이제 그런 면도 있고. 결정적으로 미국이 갖고 있는 핵전략은 어떤 특정한 곳에 핵을 갖다 놓으면 거기가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게 하고 안 보이는 곳, 적이 공격할 수 없는, 불시의 장소에서 대응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전략이 이미 구성이 돼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이제 나토의 핵 공유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중요한 것은 그렇지만 어쨌든 제도적인 긴밀성을 높여서 실질적인 북한이 핵 공격을 했을 때 어떻게 그것을 대응하느냐. 아까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오히려 한미가 연합 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우리는 훨씬 더 자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북한 핵에 대한 대응 같은 것이 포함된다면 유럽에서 하고 있는, 나토에서 하고 있는 핵 공유나 그것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 저는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정리하면 이렇게 되는 겁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내에서 확장 억제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그래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요구들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걸 달래기 위해서라도 좀 이걸 할 필요가 있고, 한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북한의 위협이 있으니까 이거를 좀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게 필요하고, 양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거군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그런데 확장 억제가 방금 말씀하신 복잡한 문제가 있는데요. 두 가지인데, 결국 확장 억제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고도화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 실질적인 군사적 억제 능력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고요. 그런데 더불어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불안감이 크니까, 그런데 미국은 그렇다고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하는 것은 굉장히 바라지 않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두 가지, 군사적인 효용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한국 국민을 좀 안심시키는 두 가지를 다 잡아야 되는 그런 어려운 숙제가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범기영: 지난해 1월달에 한미안보협의회, SCM 있었잖아요? 거기 나온 공동 성명 내용을 보면 동맹의 능력과 정보 공유, 협의 절차, 공동 기획 및 실행 등을 더욱 강화한다, 이런 발표가 있었어요, 이미. 그러니까 이런 내용들이 좀 이제 추상적이고 상징적인데 이걸 좀 더 구체화한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아마도 협의체가 새로 구성될 가능성은 크고요.
◎범기영: 이를테면 장관급 협의체, 이런 것들.
▼박원곤: 그게 어느 급이 될지도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만 상설한, 그 확장 억제를 주로 다루는 상설의 그런 협의치가 구성이 된다면 방금 말씀하신 네 가지 요인들, 그것이 거기에서 계속해서 논의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우리가 미국과의 정보 공유가 늘어나고 기획이나 이행 측면에서도 훨씬 더 우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여지는 커진다. 그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확장 억제를 판단할 때 말씀드린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이해해야 되고 더불어서 이전에 미국이 하고 있던 확장 억제와 지금 미국이 얘기하고 있는 확장 억제가 어떻게 차이가 나느냐,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있죠.
◎범기영: 그러니까 이게 정말 실효적이고 의미 있으려면 뭔가 마지노 같은 게 있을까요? 최소한 이건 들어가야 의미가 있다거나 이렇게 짚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원곤: 그 부분이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확장 억제가 한 번도 이행된 적이 없습니다. 그 확장 억제가 되려면 핵 공격, 핵전쟁이 일어나야 되는데 1945년 이후에 그런 일이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확실히 우리 국민의 입장에서는 눈에 좀 보이는 거, 예를 들어 전략 자산이 바로 한국에 늘 와 있다든지 그러면 좀 안심이 될 텐데요. 그럴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는 공동 이행이나 기획 같은 거는 사실은 기술적이고 군사적인 면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거고, 그리고 상당 부분은 그건 공개도 할 수가 없습니다.
◎범기영: 그렇죠.
▼박원곤: 왜냐하면 우리가 갖고 있는 계획들을 공개하면 북한이 다 알게 되기 때문에 그런 한계가 있다는 면, 그렇다면 과연 가장 어떤 수준 이상이 돼야 되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범기영: 그러니까 제가 아까 이제 장관급이라는 표현을 굳이 쓴 거는, 지금도 확장 억제 전략 협의체가 있는데 차관급으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거를 좀 더 정례화한다거나 격상하거나, 뭔가 이런 조치가 있어야 좀 더 의미가 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드린 말씀이었어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협의체가 새로 구성이 되고 높은 수준의 협의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안에서 얘기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의미도 있고요. 그런데 더불어서 중요한 것은 협의체가 구성되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느냐겠죠. 그 안에서 어떤 내용들이 서로 얘기되느냐,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본질적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사실. 아무리 이렇게 한다고 해도 결국 마지막에 버튼을 누를지 말지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해야 되는 고유의 권한인데, 실제로 이게 의미가 크게 있을까, 이런 본질적인 의문도 들긴 합니다.
▼박원곤: 그래서 제가 요즘 많이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요, 확장 억제라는 것은 북한 핵에 대해서 대응하고자 하는 수단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거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의 핵에 대해 대응을 해야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미국이 작년에 국방전략서를 발표하면서 거기에 통합 억제라는 개념을 집어넣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 쉽게 말씀드리면 대서양의 나토 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국 동맹을 서로 네트워킹을 강화하겠다는 의미거든요. 그렇게 되면 물론 미국의 기본적인 의도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얘기도 되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 중국 말고 북한의 위협도 현존하는 것이니까 그것이 발전하게 되면 훨씬 더 강력한 북한의 핵에 대한 억제력이 된다는 거고. 그 외에도 많은 부분 요즘 얘기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만 외교적인 수단을 활용해서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한다, 이런 생각을 계속 우리가 할 수 있죠. 만약에 어떤 형태로든지, 물론 북한이 전혀 회담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긴 하지만 뭔가 회담이 이루어져서 북한 핵에 대한 진전이 있다면 우리가 확장 억제에 대한 우려가 더 줄어들고 한국에 대해서 핵 무장에 대한 논의와 핵 무장을 지지하는 그 수준도 좀 낮아질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포함해서 우리가 통합적으로 확장 억제를 얘기해야지, 딱 확장 억제에서 어떤 자산이 들어오느냐, 정말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냐, 그런 얘기만 하면 저는 이제부터는 오히려 좀 더 한미 동맹 관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범기영: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박원곤: 북한이 바로 그런 부분을 노리고 있거든요. 한미 간에 분명히 입장 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제도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계속해서 그 부분을 북한이 어떻게 보면 파고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쯤에서는 일정 수준에서 확장 억제의 제도화를 긴밀히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외의 다른 방법으로 동맹 전체에 대한,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는 그런 접근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해 보자, 이런 게 이제 전임 정부의 핵심적인 기조였고, 그런데 그거는 철저하게 실패했다는 게 현 정부의 판단인 거잖아요? 그리고 이제 윤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 내용을 봐도 대화를 통해서, 그러니까 예를 들어 경제적인 대가를 주는 대신에 비핵화를 끌어내는, 이거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이미 하고 있고. 그런데 그 카드는 그래도 놓아서는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박원곤: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아쉬움이 있는 게요. 특히 미국의 정책이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서 우리가 다 알지만, 대외 정책에서 과연 북한 문제가 어느 정도 우선순위에 있느냐, 우선순위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범기영: 우크라이나 전쟁 신경 쓰느라 바쁘잖아요.
▼박원곤: 미국은 더군다나 중국 관계의 문제가 훨씬 심각하고 타이완 문제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해야 될 것은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끊임없이 북한 문제를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를 올려야죠. 안타깝게 북한에 대한 비핵화 협상을 하는 주체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 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끊임없이 그러한 계속해서 협상을 포함해서 억제 능력 다 마찬가지입니다만 그것을 할 수 있게 계속 미국한테도 충분히 소통을 하고, 그래서 미국이 지금보다는 좀 더 관심을 갖고 북한 핵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이제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게, 과연 시간이 우리 편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거든요. 그간에 북한이 작년부터 보여준 핵 능력의 고도화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계속 이 추세로 간다면 점점 한미가 이것을 막기가 어려워진다는 것도 분명히 고려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핵무기를 이미 소형화, 다양화에 성공했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고 투발 수단도 점점 계속 다양해지고 있잖아요? 걱정입니다. 이제 확장 억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상대가 있는 문제잖아요?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할까도 궁금해지긴 합니다. 한미가 이렇게 밀착해서 확장 억제를 강화하는 이 안을 내놓으면 북한은 이렇게 반응할까요?
▼박원곤: 그거는 아마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북한이 거기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이 나올 건데요. 특히 확장 억제에 대해서 따로 문서가 나온다고 했으니까 거기에 대한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 반응이 어떤 수준으로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보면 역설적으로 확장 억제, 이번에 강화가 됐느냐 안 됐느냐를 우리가 판단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북한이 그만큼 강력하게 비판을 하면 이건 자신들한테도 굉장히 불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큰 틀에서 아까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미 동맹을 형해화할수록 훨씬 유리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워싱턴과 보스턴을 희생하면서까지 서울을 지키지 못한다는 그런 얘기가 계속 나올수록 북한의 입장에서 유리한 건데, 확장 억제 이번 강화하는 것은 그런 얘기가 안 나오도록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금 강화되고 있는 확장 억제의 한미 협력에 대해서 결코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굉장히 강한 톤의 반발이 튀어나올 것이다, 이렇게 예상하시는군요.
▼박원곤: 그거는 한번 봐야겠습니다, 어떻게 나올지는.
◎범기영: 지금 북한의 능력도 좀 분석을 해봐야겠는데, 아까 잠시 이야기했습니다만 지난해와 올해, 이것도 질적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이렇게 평가하십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지난해와 올해는 많은 측면에서 달라졌는데요. 특히 북한의 의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범기영: 의도.
▼박원곤: 지난해만 해도 북한이 70여 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늘 했던 게, 이것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다, 자위권 차원이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에 알리지 않은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2월달 17일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 19일 김여정 담화를 통해서 명백하게 한국과 미국을 특정했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대응이라고 얘기를 했고 또 하나는 작년 같은 경우에는 시험 발사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실전 훈련이라고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거든요.
◎범기영: 시험과 실전 훈련.
▼박원곤: 그거는 매우 차이가 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이는 내부적으로 안 알리고 이번에는 내부적으로 매 순간순간 알리면서 북한의 위협 인식을, 북한 주민에게 위협 인식을 굉장히 고취시키고 있다. 그것은 분명하게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보이고요. 훨씬 어떻게 보면 북한한테 익숙한, 한반도의 긴장을 단순간에 극도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의 그런 모양새도 지금 밝히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내부를 총제하고 동원하기 위한 이런 목적도 상당 부분 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박원곤: 그렇습니다. 북한의 경제가 어려운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죠. 3년 넘게 사실상 아직도 봉쇄를 하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북한 내부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북한에게 가장 익숙한 방법은 외부의 위협을 증진시킴으로써 내부를 단합하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는 게 올해 나타나는 북한 도발의 특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최근에 왜 고체 엔진 사용한 ICBM, 이것도 예고하고 있잖아요? 이걸 쓰게 되면 한반도에 혹은 세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질적으로 달라지는 겁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고체 연료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북한이 저는 아직 완성하지는 않았고, 그런데 그 단계로 거의 진입을 하고 있다고 판단을 하는데요. 만약에 완성을 한다면 이것은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상당 수준 확보했다고 볼 수 있죠.
◎범기영: 액체 엔진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 무슨 차이입니까?
▼박원곤: 액체 엔진 같은 경우에는 주입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렇다면 특히 북한이 최근 쏜 액체 엔진의 화성 계열들을 보면 순안비행장, 개활지거든요. 다 보여주는 데고 거기에 이동형 TEL이라고 불리는 것이 갔고 그다음에 연료 주입 때도 시간이 걸리고 그걸 바닥에 내려놓고 쏘는 형태로 갑니다. 그러면 한미, 특히 미국의 감시 정찰이 다 된다, 사전 탐지가 된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필요에 따라서 사전 탐지가 되면 요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고체 연료 엔진을 탑재한 그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그 시간이 훨씬 줄어듭니다. 그리고 정말로 이동형이, 이번에 보여준 것은 이동형 발사 차량 위에서 바로 쏴버렸거든요. 그만큼 사전 탐지 식별이 어렵고 그러면 거기에 따라서 요격도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되니까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이전과는 수준이 다르게, 차원이 다르게 높아지는 것이죠.
◎범기영: 그런데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액체 엔진이라 해도 이른바 앰플화, 그러니까 미리 채워놓은 통을 끼워넣는 식으로 이미 운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방향으로. 그것과 고체 엔진은 또 다릅니까, 그러면? 그걸 감안해도?
▼박원곤: 네,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런 미사일 체계가 굉장히 다양하죠. 그러니까 이거를 우리가 플랫폼을 다양하게 한다고 하는데, 물론 액체보다는 고체가 더 효율성이 있습니다만 액체도 유지를 하고 있으면 그만큼 한미가 대응할 수 있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 군데에서 움직이고 여러 형태가 있으니까 거기에 다 맞춤형 대응을 해야 되니까, 그만큼 정찰 장비도 더 많이 필요한 거고 요격 장비도 필요한 거고 그것이 끊임없이, 그러니까 2019년 이후에 북한이 새로 보여준 미사일만 20개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분명하게 그들의 목적이 있는 거죠. 한국과 미국이 그만큼 비용을 더 많이 쓰게 해서 자신들을 막기 어렵게 하겠다, 이제 그런 의도가 있다고 보입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핵무기 하면 전략 자산에 실어서 미국을 때릴 것이라는 고정관념들이 좀 있었는데 남한도 확실히 타깃으로 지정을 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박원곤: 그건 2019년 5월달에 북한이 이미 시작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 이제 KN-23이라고 불리는 단거리 고체 연료 핵미사일의 첫 번째 실험이 있었거든요. 그때 많은 사람들, 저도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만 이거는 뭔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전에 북한이 갖고 있는 핵 능력은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건데, 그런 단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당연히 한국과 또 어떻게 보면 일본, 괌까지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이 지역에 분명한 자신들의 실전 배치 타격 능력을 갖겠다고 한 거고, 작년에 분명히 그것을 북한이 보여줬습니다, 올해도 보여줬고. 그러니까 현재 상황에서 미국 본토를 북한이 공격할 능력은 아직은 제한된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한국,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실전 능력은 갖췄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범기영: 만약에 그렇게 판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혹은 북한 비핵화, 용어는 뭐 다르게들 씁니다만 이 목표 자체가 현실적인 목표인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박원곤: 그 부분이 북한이 노리는 것 중의 하나죠.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이 이미 핵을 그렇게 고도화했으니까 북한을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그런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영어로 디펙터,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 군축 협상을 하거나 부분 비핵화를 해야 된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저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성을 떠나서 이미 북한 비핵화에 대한 최종 목표를 우리가 접을 때 북한은 핵 보유국이 돼버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분명히 북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확실히 견제해야 되고 혹시라도 미국이 흔들린다면 미국한테도 이거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목표다라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범기영: 계속 외교적으로 교섭하고 이야기하면서 우선순위를 끌어올려야 되고 목표를 상기시켜야 되고, 이런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지금 이제 이 정세의 구도를 보면 한미일 대 북중러, 이 대결이 거의 뭐 그냥 굳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고. 지금 이 상태면 중국, 러시아 뒷배 믿고 북한은 계속해서 자기 길을 갈 것 같은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됩니까?
▼박원곤: 맞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편을 들 가능성은 앞으로도 없다. 그러니까 설사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저는 여전히 UN 안보리에서, 특히 러시아는 거기에 대해서 거부권, 추가 제재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구도는 오래 갈 겁니다. 그런데 한 번 역으로 생각해보면 사실은 한미일이 그렇게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한일 관계에 논란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한일 관계 개선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상 북한의 위협이거든요. 그런 게 없다면 우리 국민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이만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그런 역동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생각하기는 북중러가 뭔가 힘을 합쳐서 자기들한테 유리한 대외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으로 한미일이 그만큼 뭉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핵의 효용성이 낮아지는 거거든요.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판단이 되고 또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리가 알다시피 북한이 완전히 러시아 편을 들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되면 이제 나토의 유럽 동맹국도 우크라이나 문제는 직접적인 위협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러시아와 북한을 동일 선상에 놓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북한에게도 이건 굉장히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북한이 그렇게 원하는 제재에 대한 해제 같은 경우에도 러시아에는 제재를 계속 부과하면서 북한한테 제재 해제에 대한 가능성은 훨씬 줄어드는, 그래서 전반적으로 북한한테 반드시 그렇게 유리한 환경만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 부분도 우리가 명심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 구도가 굳어지는 게 북한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박원곤: 아니다라는 것이죠.
◎범기영: 한미일, 뭐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일본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좀 논란이 되죠? 100년 전 일로 무조건 다 안 된다, 무릎 꿇어라라는 말은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지금 저 그래픽에는 주어 표시가 없습니다만 원문이 공개된 걸 보면 윤 대통령 본인이 본인의 입장을 말하는 게 지금 확인이 됐죠? 지금 국내에서는 일부 좀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고요. 그렇더라도 이 방향으로 가는 건 불가피하다, 이렇게 평가하십니까?
▼박원곤: 한일 관계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 평가를 한다면, 만약에 이 시점에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 개선이라기보다 좀 정상화죠, 워낙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안 좋아졌기 때문에. 최소한 예전 수준 정도까지 한일 관계를 복원한다면 그때 윤석열 정부가 했던 강제 징용자에 대한 합의안이 저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이미 2019년 또 2015년에 위안부 합의가 파기되고 2019년에 대법원 판결 이후에 나타난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또 일본 국내 정치적인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할 동력이 없었죠. 그래서 만약에 한일 간의 관계를 계속해서 안 좋은 상태로 갖고 가겠다고 했으면 우리도 거기에 대해서 시간을 갖고 이런 안을 안 냈어야 되는데 관계 개선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으면 그 안이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이제 중요한 것은 일본입니다. 그간에 윤석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했고 이거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그렇기 때문에 이 평가가 좋습니다. 미국에서 아시다시피 한일 관계 개선에 한국이 이만큼 인정을 했더니 즉각 즉각 밤에도 여기에 대해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는, 또 결정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들이 많이 나왔죠. 동시에 미국에서도 무슨 얘기가 나오냐 하면, 이제는 일본 차례다. 한국이 이만큼 했으니까 일본이 거기에 대해서 호응을 해야 된다. 그래야 사실은 양자 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앞으로 한일 관계가 어려운 점은 많이 있습니다. 후쿠시마 그 오염수부터 시작해서, 그런데 과연 그것을 어떻게 일본이 좀 더 전향적인 입장으로 나오고 한일 정부 당국이 그것을 관리하면서 좀 더 나아갈 수 있느냐, 이제 앞으로가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화이트리스트도 우리나라가 먼저 복원을 선제적으로 했고 일본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 이런 반응이에요.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한미일, 이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일본의 전향적인 입장은 기다려보겠습니다. 시간을 계속 끌면 좋지 않을 거예요, 정말. 그런데 한미일 3국 공조에서 미국이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북한보다는 타이완일 거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던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박원곤: 아니, 그건 좀 배경이 있는 게, 아까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는 미·중 갈등에서 전략적 경쟁에서 미국이 확실히 우위를 삼는 것이 분명하죠. 특히 인도-태평양 측면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가장 핵심 동맹국인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서 계속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 끌고 오는 것이고요. 거기에 우선순위는 역시 중국 견제에 있다. 그러면 중국 견제의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만해협, 타이완해협에 대한 위기 발생 가능성이니까 미국은 당연히 그것을 우선적으로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안타깝게도 우선순위에서도 저는 북한이 좀 밀린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정부, 이건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한미일 그런 안보 협력을 활용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는 있죠.
◎범기영: 확장 억제 관련 논의에는 상대 북한이 있다면 타이완해협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상대, 중국이 이제 반응하잖아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다, 이런 격한 표현까지 등장하고. 이게 이제 악화되면 사드 배치 때처럼 중국 쪽에서 뭔가 경제 보복을 해오거나 이럴 여지는 없겠습니까?
▼박원곤: 한 번쯤은 한국이 입장을 정리할 필요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미·중 관계가 예전처럼 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죠.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이 제일 좋습니다.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손해 안 보겠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특히 최근 1~2년 사이에 미·중 관계는 선택을 계속 강요를 하죠. 예를 들어서 굉장히 많은 협의체들을 미국이 만들면서 한국이 거기에 들어올 거냐 말 것이냐. 한미일 협력도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가 거기에서 계속해서 미룰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국이 원하는 걸 다 들어가는 것도 저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어야 되는데 그 기준은 지난번에 윤석열 정부가 발표했던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저는 잘 나타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의 측면에서 움직이겠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그러면 결국 미국이랑 같이 가는 거 아니냐? 꼭 그렇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나오는, 예를 들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또 반도체법 같은 경우에는 미국이 그만큼 소중히 해왔던 자유 경제주의의 기본적인 원칙들, 시장 경제라든지 아니면 자유 무역의 원칙들을 상당 부분 훼손하는 것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걸 포함해서, 물론 중국이 훨씬 더 그 규범에 벗어난 것이 많이 있긴 하지만 한국은 나름대로 원칙을 갖고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그런 관계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일관성이겠죠. 뭔가 정책을 한 번 정했으면 거기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말씀드린 전략적 유연성이, 모호성이 유효하지 않다면. 그렇지만 한 번 비용을 지불하고 꾸준히 그 방향으로 간다면 그게 미국이 됐든 중국이 됐든 한국은 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예측 가능해지는 순간부터 우리가 지불해야 될 비용이 줄어들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일관성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오락가락하면 안 된다. 방향을 잡았으면 확고하게 밀고 나가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를 놓고도 여러 지금 말들이 오가고 있고, 대통령의 표현도 약간씩 달라지기도 하고요. 이게 의제에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되잖아요, 미국 쪽에서는 굉장히 관심사고. 미국의 외교 정책에 가장 우선시되는 사안이어서, 이 문제는 어느 정도로 논의가 될까요? 혹은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와야 됩니까, 우리가?
▼박원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은 한국 내보다 한국을 벗어나면, 우리가 이제 주로 같이해야 되는 이른바 영어로 라이크마인디드, 동료 국가, 가치를 같이 공유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지 않습니까? 우리 한국이 사실 G7 급의 국가죠.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바라보는 입장이 가장 소극적인 것은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데 굉장히 소수만 모였죠. 그런 거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없었던 형태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국가의 견해를 들어보면 한국은 이게 미국이 혹은 유럽이 압박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자유민주주의 가치 측면에서 한국의 국익이다. 그런데 왜 한국이 여기에서 소극적으로 움직이느냐는 그런 일종의 목소리들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원칙을 빨리 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모호성을 계속 이렇게 가져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두 번 손해 보는 것일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무기 지원을 확실히 할 건지 아니면 안 할 건지를 다시 한번 좀 정해서 그다음에는 꾸준하게 일관되게 가는 것이 오히려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전쟁 당사국의 러시아의 반발은 불 보듯 하지 않습니까? 살상 무기를 지원한다고 하면. 그 문제는 어떻게 하죠, 그러면?
▼박원곤: 그러니까 그 부분도 말씀드린 것처럼 만약에, 이건 너무 가정의 가정을 말씀드린 건데, 무기 지원을 한다 해도 이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어떤 무기를 지원하느냐, 그게 또 복잡하죠. 그러니까 이런 식에 얼마만큼 하느냐. 미국도 지원을 합니다만 아주 치명적인 무기들은 지원을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우크라이나가 계속 요구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런 면에서도 만약에 한국이 무기 지원을 하고 있다면 사실상 지금 155mm 탄약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지원을, 간접 지원이지만 지원을 하고 있는 모습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처럼 중요한 원칙을 빨리 정하고 또 만약 무기 지원을 한다면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무기 지원을 할 것이냐, 그러고 나서 그걸 러시아한테도 얘기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투명성, 예측 가능성을 갖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투명성, 예측 가능성, 일관성, 이런 부분들이 중요하지 않겠냐, 이런 말씀을 여러 차례 강조하시네요. 박원곤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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