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원스톱 지원한다

이진경 2023. 4. 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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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경 기자 ]

센터 상담실 (사진= 서울시 제공)

# 서연(가명)이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어 거리 생활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S의 집에서 생활했다. 돈을 벌게 해준다며 노래방 도우미, 조건만남을 시키고, 하기 싫다고 하면 폭력을 가했다. 우울증과 자해가 심해진 서연이는 도망쳐 집으로 돌아갔지만 달라지지 않은 가정환경에 다시 집을 나왔다. 

# 주인(가명)이는 온라인 게임으로 통해 만난 G가 안부도 물어주고, 기프티콘도 보내주며 살뜰히 챙겨주어 좋았다. 평소 갖고 싶던 게임아이템을 준다는 말에 G를 만난 주인이는 차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동영상도 찍혔다. G는 동영상을 퍼트리겠다고 협박도 하고, 용돈을 주겠다고 유인하며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했다.

서울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지원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성매매 피해에 한정해서 지원하던 것을 성착취 피해로 지원대상을 확대하여 그루밍·협박·폭행 등 피해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첫째, 시는 ‘서울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센터’를 5월부터 본격 운영한다. 그동안 성매매 피해에 한정했던 지원사업을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성착취로 유입되기 전 그루밍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지원하며, 그루밍·협박·성폭력 등 중층피해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서울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센터’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성착취 피해를 경험하는 아동・청소년의 실태를 반영해 성착취 피해에서 중층피해까지 지원하며, 성매매 피해 상담소(6개소) 및 위기 십대여성지원시설(4개소),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아울러 성착취 피해 예방부터 의료・법률 지원, 심리치유 및 재유입 방지 프로그램, 사후관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사업 확대 운영에 따라 인력 3명을 추가 배치하고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 경력이 있는 변호사가 상주해 전문적인 법률 지원을 한다. 

둘째, 서울경찰청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피해 아동·청소년 경찰 조사 시 전문상담원 동석 제도를 5월부터 시행한다. 

신설되는 ‘전문상담원 동석 제도’는 경찰이 피해 아동・청소년을 조사하기 전 지원기관에 요청하면, 지원기관에서 전문상담원을 경찰서로 즉시 파견해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하는 사업이다.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기관에서 파견된 전문상담원은 피해 상황 초기인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조력자가 되어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신속하게 사후지원 체계로 연계한다. 상담원은 낯선 환경에서 긴장하고 불안한 아동・청소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사건 진술을 돕는다. 이를 통해 신뢰관계를 형성, 경찰 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관리·지원할 수 있다. 지원시설의 피해자 지원상황은 담당 수사관에게 통지하여 연계체계를 견고히 해나간다.

그동안 보호처분의 일환으로 부과되던 수강명령, 성매매 재유입 방지교육 의무가 폐지되면서 피해 아동·청소년의 지원체계 연계가 어려웠다. 경찰 조사 종료된 후에 지원기관에서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하다 보니 지원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에 서울경찰청과 실무협의를 통해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의 인권보호와 연계 지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 아동‧청소년에게 친화적인 조사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서울경찰청과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 안내서’를 공동 제작하고, 서울 전역 31개 경찰서에 배포한다.

셋째, 가족 기반이 취약하고 원가정 복귀가 어려워 반복적으로 성매매 환경으로 재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자립정착금(1천만 원)을 6월부터 지급하고 시립 늘푸른교육센터를 통해 직업훈련 및 취업연계 등 자립을 지원한다. 

시는 지원시설에서 1년 이상 생활하고 퇴소하는 만 18세 이상 청소년에게 ‘자립정착금’을 지원해 이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립정착금은 자립기반을 마련하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임대보증금, 대학등록금, 월세 등 사용 용도를 지정했으며, 자립정착금을 지원받는 청소년은 지원시설을 통해 1년 이상 사후관리를 필수적으로 받는다. 

넷째, 지적장애 등 성착취에 더욱 취약한 사각지대 아동・청소년을 적극 발굴하고 맞춤형 교육과 건강지원도 강화한다.

장애가 있거나 저연령 아동·청소년의 성착취 피해가 높아짐에 따라, 성착취 예방교육, 자기방어 훈련 및 타인과 관계 맺기 훈련 등을 추진한다. 특히, 지적장애 아동・청소년 대상의 교육은 연애와 성폭력, 성착취를 구분하지 못하는 특성을 고려, 피해를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음악, 미술 활동을 접목해 진행하고 있으며, 사회적응 및 자립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장애 특성화 사업은 (사)평화의샘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올 3월부터 전문상담원 1명을 추가 배치해 총 4명이 전담하고 있다.

다섯째, 위기청소년 밀집지역으로 찾아가는 아웃리치 및 온라인상 성적 유인행위 등을 모니터링하는 조기개입을 통해 현장 접근성을 강화한다. 

시립 십대여성 일시지원센터에서는 올 4월부터 가출 위기청소년 밀집지역 등으로 찾아가는 현장지원단(10명→20명)을 확대 운영하며,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림동, 신대방동 등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또한 SNS・채팅앱 등 온라인상 성적 유인행위 모니터링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전문상담원들이 성적 유인 행위 뿐 아니라 숙식 제공 등 도움을 주다가 성착취 알선책으로 돌변하는 이른바 ‘헬퍼’ 활동을 감시해, 유인 정황이 포착되면 경고 문구(“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유인은 처벌 대상”)를 발송한다. 피해 아동・청소년에게는 위험성을 안내하고 피해 확인과 상담, 지원기관 연계 등을 진행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아동・청소년들이 그루밍 등 다양한 성적 피해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어, 성매매 피해에 국한되어 왔던 지원사업을 성착취로 확대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개선책을 마련했다”며 “아동·청소년들이 트라우마 등 성착취 피해로 인한 고통을 치유하여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성착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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