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판매 통제 요구 수용하면 직권남용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한·미 정상회담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한국기업에 대한 대중국 반도체 판매 통제 요구를 받아들이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우리 정부에 미국의 마이크론이 중국의 제재를 받게 되면 한국 기업들도 중국에 반도체 공급을 늘리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며 “당당하게 미국의 이런 부당한 요구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기업들에 ‘수출해라, 마라’ 요구할 권한이 없고 이것은 요즘 유행하는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마저 한·일 정상회담처럼 퍼주기, 굴욕 외교로 점철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서는 “대한민국과 미국은 대등한 동맹국가이다. 속국이 아니다”라며 “부당한 요구를 강제하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한국기업 차별 문제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반도체 기업의 자료 제출범위 최소화, IRA의 세부 규정 완화 등 구체적 성과가 도출돼야 한다”며 “상대의 국익만 챙겨주는 ‘호구 외교’가 반복된다면 국민은 더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대한 항의도 촉구했다. 권 대변인은 “미국의 도청 의혹을 눈 감아주는 것은 명분도 없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나라의 주권이 침해된 사건”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공개된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기밀 문건 유출이 한·미동맹 신뢰를 흔들지 못한다”고 밝히자 비판한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로부터 4년간 3조3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한 데 대해 “우리가 투자 유치를 안 해도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기 위해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게 대통령 방미의 첫 성과 자랑인가”라고 반문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한·일 정상회담의) 오므라이스 만찬 청구서도 만만치 않은데 갈비찜 만찬 청구서에는 얼마나 큰 액수가 적혀 있는지, 이러다 살림살이 풍비박산 나는 것은 아닌지 국민의 걱정이 태산 같다”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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