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환 주수단대사 “국민 성원과 정부의 신속 지원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신속대응팀장 최영한 “지체없이 수송기 탑승 사전 협의”
포트수단 도착 45분만에 수송기 이륙할 수 있었던 이유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유혈사태가 발생한 수단에서 28명의 우리 국민과 함께 무사히 귀국한 남궁환 주수단대사는 “대사관 직원과 가족, 교민을 포함해 28명이 안전하게 수단을 떠나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 덕분이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남궁 대사는 총격의 상황에서 무사히 탈출한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긴장이 풀리지 않은 수척한 표정이었다. 긴 시간을 극도의 긴장 속에서 정신력으로 버텼을 남궁 대사는 서울에서의 첫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총탄이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 적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민들이 모두 무사히 대사관에 집결한 후에야 자신의 짐을 챙기면서 상하의 짝이 모두 맞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인지했다고 한다.
남궁 대사는 “적은 인원이지만 대사관이 중심이 돼 교민들의 대피와 본국으로의 이송을 저희가 철저히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해 주민들을 무사히 한국으로 모시고 올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식량난, 연료난도 있었지만 절약해 가면서 교민들과 같이 버텼다”고 말했다.
신속대응팀 단장으로 지부티 현장에 급파됐던 최영한 재외동포영사실장은 “신속대응팀은 지부티에서 군수송기와 합류했다”며 “지부티에 있는 동안 지부티 주재 미국대사, 일본대사, 지부티 외교장관, 지부티 주둔 미군사령관을 만나 관련 정보, 수단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포트수단 공항에서 교민들을 맞이해 C-130J 수송기로 교민들을 모시고 왔는데, 그 과정에서 출국에 시간 지체 없이 탑승할 수 있도록 사전협의를 했다”며 “교민분 중 여권이 없는 6분이 입국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했고, 애완견 2마리와 애완묘 1마리를 데리고 오는 과정에서 세관 수속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협의했다”고 맡은 임무를 소개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남궁 대사는 오는 6월 고등학교 3학년인 자녀와 가족이 수단에 올 예정이었다. 남궁 대사는 휴일에 인근 슈퍼를 돌아보기 위해 밖에 나간 사이 총격전이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 비상상황임을 직감한 남궁 대사는 상황 대응이 용이한 청사로 향하기로 결정하고, 인근에 있는 직원들을 소집했다.
남궁 대사는 9개 그룹으로 흩어져 거주하는 교민들을 대사관까지 직접 이송해왔다. 외교관 신분의 경우 통행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통신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국민에게는 10번이고 20번이고 계속 해서 전화를 걸었다.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서 계속해서 울리는 총소리와 포탄 소리가 교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측의 에스코트로 버스를 타고 수도 하르툼을 벗어나자 펼쳐진 넓은 사막과 같은 평화로운 시골 풍경은 이질적이었다.
관계자는 “교민들은 하르툼을 떠난 것만으로도 해방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셨다”며 “포트수단에서 우리 공군기를 보았을 때 ‘살았구나’하고 안도했다”고 말했다.
신속대응팀은 지부티에서 C-130J 수송기를 타고 포트수단 공항으로 함께 향했다. 수송기가 이동하는 동선의 영공과 공항사용 허가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됐다.
그러나 우리시간으로 24일 새벽 0시25분, 수송기가 포트수단 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 측으로부터 공항사용 허가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추후 구두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공항 측에서는 문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마침에 수단에 도착했지만 탑승인원들은 수송기에서 내릴 수조차 없었다.
이때 해외 출장을 갔다가 수단에 입국을 하지 못해 지부티에서 신속대응팀과 합류해 수단에 도착한 주수단대사관의 한 영사가 활약했다. 아랍어 능통자였던 이 영사가 공항 측과의 소통을 맡았고 외교부는 인근 공관, 국방부는 무관 연락망을 총동원해 3시간 만에 공항 사용 허가를 받았다.
수도 하르툼에서 육로로 포트수단으로 이동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예정대로면 24일 오전 8~9시 사이에 공항에 도착해야 했으나 예상보다 지연됐다. 그 사이 포트수단 공항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출국 수속 절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8명의 교민 중 3명은 여권이 만료됐고, 3명은 대피 과정에서 여권을 챙기지 못한 상황이었다. 신속대응팀은 국내에서 3개의 긴급여권을 준비해 갔지만 추후 3명의 여권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총영사관에서 이들의 긴급여권을 만들었다. 주수단대사관에서는 외교공한을 작성해 증명서를 준비했다.
신속대응팀은 교민 28명의 여권을 일관적으로 수속했고, 이 사이에 교민들은 짐 검사를 끝내고 곧바로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이 도착한 지 45분 만에 모든 출국수속을 마치고 포트수단을 떠날 수 있었던 이유다.
포트수단 공항에는 우리 수송기가 가장 먼저 도착해 출국 게이트에서 가까운 곳에서 교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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