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I, 원자력·LNG복합화력 발전설비로 올해 1조 수주 노린다
발전설비 설계·제작·시공 전문
석탄·원전 중심서 LNG 역량확대
중동 LNG발전 대형 수주 기대
신한울 3·4호서도 수천억 유력
그러나 전체 임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원전 설계·제작 인력을 생각하면 포기는 애당초 선택지에 없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고 다독이며 원천기술 확보에 승부수를 던지고 묵묵히 전진하기를 10년. 에너지 산업의 전환기를 틈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다시 진입했다. 올해 창사 이래 첫 신규수주 1조원 달성이 유력한 국내 중견 발전기자재업체 비에이치아이(BHI) 얘기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우종인 BHI 대표는 “올해 3월까지 약 3000억원을 수주했고 국내 복합화력에 들어갈 배열회수보일러(HRSG)와 원자력 기기, 유럽 등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형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까지 포함하면 올해 최소 1조원의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기존 발전 설비업체 수십 곳이 문을 닫은 가운데서도 친환경에너지인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로 발 빠르게 전환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1998년 설립된 BHI는 발전소와 제철에 필요한 발전용 기자재를 설계부터 제작·설치·시공하는 발전용 기자재 전문 업체다. 원래 석탄화력·원자력발전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전통 발전설비업체였지만 2020년 세계 3대 발전설비업체 미국 아멕포스터휠러의 HRSG 원천기술 일체를 인수하면서 GE, 독일 지멘스, 미쓰비시파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HRSG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됐다. HRSG는 친환경 LNG발전의 핵심 설비다. LNG를 가스터빈에서 연소시켜 나온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200~400MW 이상 대형 발전용 HRSG는 BHI와 미국의 누터에릭슨이 양분하고 있다. 특히 BHI는 2021년 HRSG 시장점유율 25.6%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올해도 1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최근 복합화력발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BHI에게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제10차 전력기본수급계획은 석탄화력발전소의 복합화력 전환, 원자력 발전 재개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2036년까지 LNG발전설비 용량이 23.3GW가 필요하다. 매년 2~3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복합화력발전소로 전환되는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유럽연합(EU)이 LNG발전소와 원자력 프로젝트를 조건부로 친환경 택소노미를 채택했다. BHI는 복합화력과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HRSG와 보조기기를 모두 공급하고 있다. 우 대표는 “탄소중립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원전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 특유의 불안정한 공급능력과 원전의 장기간 건설기간에 따른 경직성으로 인해 서로의 문제점을 보완해줄 장치가 필요하다”며 “그 완충 역할로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중기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지역은 BHI에게 재도약을 위한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중동은 대표적인 물 부족 지역으로 대규모 냉각수가 필요한 원전이나 석탄화력 발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유나 가스자원을 LNG 복합화력발전으로 건설해 필요한 전력을 조달해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유가상승에 따라 발전설비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우 대표는 “중동은 친환경에너지인 LNG 복합화력발전이 전원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고 이런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대규모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이 예정된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 등 주력 시장에서 HRSG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사업도 전망이 밝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패키지를 2.9조원에 계약했다. 올해 보조기기 등 그 외의 제품에 대한 수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BHI는 신고리 5,6호기에 보조기기를 납품한 바 있다. 그동안 BHI가 납품했던 원자력 보조기기 계약규모는 3500억여원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다음으로 가장 컸다.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전과 사용 후 핵연료 이송 및 저장용기(CASK)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BHI는 사용 후 핵연료 이송 및 저장용기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내 손꼽는 제작사다. 우 대표는 “소형 용융염 원자로(CMSR) 사업과 현대건설과 홀텍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국 SMR-160 시장 참여를 모색하고 있고 한수원이 주관하는 핵심형 소형 모듈 원전(i-SMR)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혼 후 편할 때 언제냐” 묻자…돌싱 남녀 대답 갈렸다 - 매일경제
- ‘먹튀족’ 당황케 한 이 기술···요즘 잘 나가는 식당엔 다 있네 [방영덕의 디테일] - 매일경제
- “차라리 나체로 나오는게 더 좋았을 것”…홍보영상 논란, 이탈리아 ‘발칵’ - 매일경제
- [주식 초고수는 지금] “이것도 불안한데” 로봇주 매도…2차전지주는 ‘줍줍’ - 매일경제
- 이러다 쪽박 차겠네...하루새 50% 급락한 은행, 휴지조각 될라 - 매일경제
- [주식 초고수는 지금] “이 때가 기회?”…떨어지는 포스코그룹주 집중 매수 - 매일경제
- “일부러 ‘쾅’ 박았어요”…자동차 고의사고 피해자 잇따라, 대처는 - 매일경제
- “일본요리, 격식 따지다 맛에 집중 못해”…日거주 외국인 ‘직격’ - 매일경제
- “김도형 교수 회 뜬다, JMS 신도들 끔찍한 협박…걱정스럽다” - 매일경제
- [오피셜] ‘골든보이’ 이강인, 2주 연속 라리가 베스트 11 선정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