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재해석하다…'젊은모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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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의 신진 작가 발굴 기획전인 '젊은 모색'이 27일부터 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참여작가들은 그동안 해왔던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미술관이라는 공간 그 자체, 특히 전시가 열리는 과천관이라는 공간을 나름대로 해석해 일종의 주석을 붙인 작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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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의 신진 작가 발굴 기획전인 '젊은 모색'이 27일부터 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올해 42주년을 맞은 '젊은 모색'전은 '젊은'이라는 제목은 물론 '모색'에도 상당한 방점을 두고 기획전의 새로운 방향 탐색에 나섰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건축과 디자인 분야 작가가 참여하는 등 장르와 매체를 확대했다.
전시에는 김경태, 김동신, 김현종, 뭎(손민선, 조형준), 박희찬, 백종관, 씨오엠(김세중, 한주원), 오혜진, 이다미, 정현, 조규엽, 추미림, 황동욱 등 건축가와 공간·가구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가, 미디어 아티스트 등 13팀이 참여한다.
전시 부제는 '미술관을 위한 주석'이다. 참여작가들은 그동안 해왔던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미술관이라는 공간 그 자체, 특히 전시가 열리는 과천관이라는 공간을 나름대로 해석해 일종의 주석을 붙인 작업을 선보인다.
김경태는 유독 기둥이 많은 과천관의 전시실에 주목했다. 그는 시점과 원근에 따라 겹쳐 보이기도, 마주 닿아 보이기도 하는 기둥들의 모습을 담은 '일련의 기둥' 시리즈를 선보인다. 건축가 김현종의 작품 역시 기둥이 주인공이다. 철판이나 무늬목, 거울을 이용해 기존 기둥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전시실에서 스쳐 지나갔던 기둥들에 주목하게 한다.
과천관을 상징하는 공간 중 하나는 중앙의 로툰다(원형 홀) 공간이다. 백남준의 '다다익선'이 놓인 이 공간은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자 관람객들의 이동 통로이기도 하다. 건축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황동욱은 이 로툰다를 재해석한 작품을 내놨다.
김세종과 한주원이 결성한 디자인 스튜디오 '씨오엠'은 과천관 건물을 축소해 모형처럼 만든 '미술관 조각 모음' 작품을 출품했다. 광대한 부지에 펼쳐져 있어 한 눈에 전체를 파악하기 힘든 과천관 각 건축물의 특징을 잡아 손에 잡히는 스케일(크기)로 축소해 연출한 작품이다.
건축가 박희찬은 로툰다, 나선램프, 원형 정원 등 과천관의 주요 건축물을 은유하는 '리추얼 머신'을 만들었다. 구슬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흘러내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순환하는 '마블 머신'의 원리를 응용한 작품으로, 관람객들은 이동하는 구슬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서 미술관 공간을 간접 경험하게 된다.
조형준과 손민선으로 구성된 그룹 뭎은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과천관의 중앙홀 공간을 새롭게 꾸몄다. 사찰 입구의 천왕문처럼 미술관의 가상 수호신인 '아그니'와 '바유'를 배치한 '천왕문' 작품을 지나면 실제 용광로에서 나온 철판을 레드카펫처럼 바닥에 깐 '용광로' 작품으로 이어진다. 용광로 작품 위를 걸으면 Y자 모양의 계단에 도달한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Y자 계단 위에는 영상 작업 '제단'이 설치됐다.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미술관 공간과 인프라 문제를 작가의 시각에서 살피는 동시에 미술관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공간과 구조를 환기하는 전시"라면서 "과천관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연스럽게 머무는 장소들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10일까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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