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색채 더해진 전통무용 '일무'
의상·작품 구성 바꿔 재공연
내달 25~28일 세종문화회관
"전통 의식무용이 가장 현대적이고 진화된 형태의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해 종묘제례악의 의식무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주목받은 서울시무용단의 '일무'가 다음달 25~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또 한 번 오른다. 초연에 이어 올해 재연에도 패션과 공연을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활동해온 정구호 연출가의 손길이 닿으면서 의식무용이 현대적 감각과 색채로 재탄생됐다.
패션디자이너이면서 영화 미술감독, 전시 비주얼 총괄 등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이름을 알려온 정 연출가는 국립무용단의 '묵향' '향연' '춘상' '산조' 등에 참여하며 한국무용 연출가로 발판을 넓혀왔다. 전통무용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그의 작품이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일무' 초연은 3022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4회 공연 객석점유율이 75%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25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진행된 '일무'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정 연출가는 "지난 10년간 한국무용에서 '전통의 진화'를 목표로 작업을 해왔는데, '일무'는 그 과정에서 가장 진화된 지점에 와 있는 작품"이라며 "앞으로 전통으로 규정할 수 없는 컨템포러리한 작업까지 향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무(佾舞)'는 '하나로 열을 맞춰 춤을 춘다'는 뜻으로, 서울시무용단 무용수 55명이 열을 맞춰 선보이는 대형 군무에는 장엄함과 웅장함 속에 조화와 균형미가 담겼다. 올해 재연에서는 작품 구성과 의상에 변화를 줘 초연과는 또 다른 현대적인 의식무용을 완성했다.
이날 연습 장면에서도 정 연출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역대 임금의 무공을 칭송하며 정대업 음악에 맞춰 추는 무관의 춤 '정대업지무'를 선보인 남성 무용수 18명은 암적색이 아닌 감귤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여성 무용수 24명이 추는 '춘앵무'도 일인무에서 대형 군무로 확장돼 웅장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초연이 3막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4막으로 늘어난 점도 차이점이다. 2막과 3막 사이 창작 무용 '죽무'를 추가했다. 무대 위 대나무를 상징하는 파이프 30~40개를 세우고 남성 무용수들이 그 사이를 움직이며 7m 길이의 장대를 들고 추는 춤이다. 정 연출가는 "전통을 보여주는 전반부와 현대무용 성격의 4막 사이에 긴장감 있는 '쉼'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통에 가까웠던 초연과 달리 더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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