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향, 깔끔한 맛 '뜨거운 술'에 취하다 [떴다! 기자평가단]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4. 26. 16: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증류식 소주 비교
게티이미지뱅크

소주는 '불사를 소(燒)'에 '술 주(酒)' 자를 쓴다. 이름대로 '뜨거운 술'이다. 막걸리 같은 발효주를 증류기에 넣고 끓여 알코올만 따로 분류하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다. 물은 100도, 알코올은 78도에서 기화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제조 방식을 활용해 쌀, 보리 등을 원료로 쓴 소주를 흔히 '증류식 소주' 혹은 '고급 소주'라고 부른다. 증류 횟수, 증류 원액 희석량에 따라 최종 제품의 알코올 도수가 달라지지만 통상 20도가 넘는다.

최근 증류식 소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맛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이들의 관심이 위스키에 이어 증류식 소주로까지 뻗쳤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올 초부터 4월 9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의 증류식 소주 구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13세기 고려시대 몽골군에 의해 소주 제조법이 전해진 이후 소수만 향유하던 증류식 소주가 대중화된 셈이다.

이번주 기자평가단은 곡주 특유의 부드럽고 그윽한 향이 특징인 증류식 소주 3종을 비교했다. 광주요의 '화요25',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소주21',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는 모두 인위적인 식품첨가물 없이 국내산 쌀 100%로 만들었다. 증류 과정에서 향과 풍미가 뛰어난 중간 원액만 썼다. 용량은 375㎖로 동일하고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화요25(1만2000원대), 일품진로25(1만1800원), 느린마을소주21(9500원) 순이다.

화요25는 국내 3대 도자기업체 광주요그룹이 만든 증류식 소주다. 알코올 도수는 25도이고 원재료인 쌀 특유의 풍미를 담기 위해 옹기 숙성했다. 노현 기자는 "순하고 개운하다"며 "은은한 단맛과 함께 청주 특유의 향이 나는데, 향이 바로 사라지지 않고 입 안에서도 유지되는 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재원 기자는 "도수가 일반 소주에 비해 많이 높은데도 첫맛과 끝 맛 모두 부드럽다"고 했다. 송경은 기자는 "곡물 향이 입 안에 퍼지면서 전반적으로 깔끔한 맛이 느껴진다"며 "알코올 향이 제법 느껴지는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했다.

느린마을소주21은 느린마을 막걸리 제조사인 배상면주가가 출시한 증류식 소주다. '좋은 소주는 좋은 막걸리에서 나온다'는 철학으로 고창 쌀과 누룩, 물로만 빚은 '느린마을막걸리'를 증류해 만들었다. 비교 제품 중 유일하게 알코올 도수가 21도다. 노현 기자는 "구수한 쌀 향이 난다. 곡주 특유의 부드럽고 그윽한, 달달한 향"이라고 했다. 최재원 기자는 "익숙한 청주 맛이 난다"고 했다. 송경은 기자는 "첫맛은 달콤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고 했다. 이어 "막걸리 누룩 특유의 쿰쿰한 맛이 날 때가 있다"며 "소주에 물을 섞은 듯한 밍밍한 맛이 살짝 아쉽다"고 전했다.

일품진로25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고급 소주 브랜드다. 이천 쌀 100%로 만든 증류 원액을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했다. 알코올 도수는 25도다. 노현 기자는 "마시기 전에 청주 향이 살짝 느껴지지만 옅고 금방 사라진다"며 "순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지만 알코올 특유의 찌르는 느낌이 있다. 깔끔한 맛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최재원 기자는 "술잔이 입 가까이 왔을 때 화사한 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또 "뚜껑이 고급 양주와 비슷해 고급 소주를 마신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송경은 기자는 "첫맛부터 뒷맛까지 깔끔하면서도 전반적으로 튀는 맛이나 향 없이 조화롭다. 살짝 과일 향 같은 게 느껴져 상큼하다"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는 "증류식 소주 특유의 쌀 향이 난다"며 "오크통 숙성을 해서인지 은은한 나무 향이 배어 있다"고 평가했다. 또 "고급스러운 패키지가 프리미엄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진영화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