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 원화에 은행 불안 덮쳐... 5개월 만에 1340원 찍은 환율

윤주영 2023. 4. 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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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올해 원화가 유달리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되살아난 은행 불안이 기름을 부었다.

재점화한 은행 불안에 퍼스트리퍼블릭(-49%)을 비롯한 미국 지역은행 주가가 폭락했고, 달러가 상승세를 탔다.

②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던 차에 은행 불안이 가중된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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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 1,336.3원도 올해 최고
무더기 하한가 사흘째 지속
당국, 주가조작 세력 개입 의심
26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336.3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올해 원화가 유달리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되살아난 은행 불안이 기름을 부었다.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을 통해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한 8개 종목 중 4개 종목은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26일 환율은 전장 대비 4.1원 오른 1,336.3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23일(1,35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엔 개장 10여 분 만에 1,3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6.9원 급상승한 1,339.1원으로 개장한 여파다. 이후 한 차례 더 1,340원을 두고 공방을 벌였으나 오후엔 1,336원대를 유지했다.

이날 환율을 자극한 것은 ①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다. 예금 보유액이 작년 말 대비 720억 달러 감소(-40.8%)한 것으로 드러나 불안감을 키웠다. 대형은행의 300억 달러 지원금이 없었다면 실제 예금 감소액은 1,000억 달러(약 134조 원)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를 예상보다 훨씬 혹독하게 치렀다는 얘기다. 재점화한 은행 불안에 퍼스트리퍼블릭(-49%)을 비롯한 미국 지역은행 주가가 폭락했고, 달러가 상승세를 탔다.

②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던 차에 은행 불안이 가중된 격이었다. 이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지수가 101선을 유지하는 동안, 환율은 이날까지 34원 이상 올랐다. 원화 가치가 2.6% 깎인 것이다. 2월엔 원화 절하율이 7.3%(환율 90원 상승)에 달해 33개 선진국 및 주요 신흥국 중 최약체로 분류됐다. "수출 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연속 적자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이날도 "그동안 원화가 보여왔던 것처럼 달러 강세폭보다 더 큰 약세폭을 기록할 경우 재차 1,340원에 진입할 수 있다"(김승혁 NH선물 연구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코스피는 0.2% 내린 2,484.83, 코스닥은 1% 하락한 830.44로 마감했다. SG증권사 등을 통해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이 사흘 연속 하한가(-30%)를 쳤다. 이들 종목 시총은 사흘 새 각각 1조 원 이상 증발하는 등 SG발 8개 종목의 시총은 이 기간 7조 원이 넘게 사라졌다. 매도를 받아낼 수요가 없어서 하한가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조사에 착수해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8개 종목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급등한 것과 관련해 주가 조작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세력들이 주식을 팔면서 주가 폭락과 연결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남부지검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10명을 출국 금지 조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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