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까지 '최대 실적 또 갈아치웠다'
2개분기 연속 10%대 영업이익률
"IRA, 리스 비중 높여 대응할 것"
기아가 지난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 달성한 최대 실적을 불과 1개 분기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형' 현대차를 내실 면에서 앞섰다.
기아는 리스 비중을 높여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에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기 리스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현지 조달하는 등 보조금을 받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간다는 구상이다.
2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
기아는 26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69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9.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상승폭은 더 가팔랐다. 기아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조8740억원으로 전년대비 78.9% 급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더 빠르게 뛰면서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2.1%로 전년대비 3.3%포인트(p) 상승했다.
이혜인 IR팀장은 이날 컨콜을 통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이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브랜드력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했고 견조한 대기 수요에 판매량까지 뛰었다. 기아의 지난 1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76만8000대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북미 시장의 도매 판매량은 전년대비 31.8% 증가한 14만2000대로 주요 시장 중 가장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하면서 인센티브 절감과 ASP를 인상할 수 있었다. 기아의 지난 1분기 ASP는 327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했다. 기아는 작년 2분기 이후, 매분기 3000만원대의 ASP를 유지하고 있다.
고수익 차종으로 분류되는 RV 차종의 판매 비중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기아의 지난 RV 판매 비중은 66.1%로 전년동기대비 4.8%p 상승했다. 현재 판매되는 차량 10대 중 6대가 고수익 차종인 셈이다.
이 팀장은 "재료비, 기타 비용 증가로 매출원가율이 상승했지만 판매 증가, 환율 효과, 가격 상승효과 등으로 비용 증가 요인을 모두 상쇄했다"며 "반도체 수급난이 일정 부분 해소하면서 (생산량 증가로) RV 판매 비중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리스 비중 높여 IRA 대응"
2분기가 자동차 판매 성수기인 만큼 기아는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해 실적 상승세를 유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판매량 증가와 고수익 차종 종심의 제품 믹스 개선 요인이 여전히 유효하며 제값 받기 정책도 계속 유지 중"이라며 "원재료, 재료비가 작년보다 부담이 되고 있지만 인센티브 환율 요인 등이 예상보다 (우호적으로) 더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리스 판매 비중을 높여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에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렌트, 리스 차량에 대해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예외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주 부사장은 "연간으로 보면 리스 판매 비중을 30% 이상 대응하는 것으로 계획했는데 1분기에 9% 비중으로 가져갔다"며 "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 차종이 확정되고 나서는 4월부터 리스 비중을 25% 이상 가져가고 있고 올해 사업 계획에 맞추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콜에선 연간 실적 가이던스 조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기아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만큼 연간 실적 목표치도 상향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주 부사장은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는 보통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때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는 경우는 있으나 상향 조정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1분기라서 전망을 긍정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내부에서 분기별로 전망을 낼 것이고 향후 공유할 수 있는 시점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배당 주기 확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배당 주기를 연 2회(반기)에서 연 4회(분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현재 연 1회(연말) 배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부사장은 "실질적인 (배당)총액 증가가 없는 중간배당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다만 (배당 주기 확대에 대해) 시장의 요구가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한 뒤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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