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화학기업들, 브라질에 EU에서 금지된 성분 포함된 농약 수출”
인체 유해성 우려 때문에 유럽연합(EU)에서 금지된 농약과 살균제가 네슬레에 원료를 공급하는 브라질 농장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소재 탐사보도 매체 라이트하우스리포트를 인용해 유럽에서는 암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할 위험 때문에 금지된 수백만 파운드 규모의 농약과 살균제가 국제 설탕 시장에 원료를 제공하는 브라질 사탕수수 농장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가 EU에서 금지된 성분인 에폭시코나졸을 기반으로 제조한 살균제가 네슬레에 원료를 공급하는 브라질 사탕수수 농장 두 곳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폭시코나졸은 유럽화학물질관리청(ECHA)과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발암 의심 물질로 분류한 성분이다.
농장 중 한 곳은 브라질 설탕 산업 기업인 코페르수카르 계열이다. 코페르수카르는 2020년 10억유로(약 1조4700억원)의 설탕을 유럽에 수출했다.
상파울루주의 한 사탕수수 농장은 사탕수수에 뿌린 화학약품으로 인해 건강상 피해를 입었다는 인근 주민들의 청원이 접수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주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 농장은 스위스 종자기업 신젠타의 살균제인 프리오리 엑스트라(Priori Xtra)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제품에는 EU에서 금지된 성분인 사이프로코나졸이 포함돼 있다. 이 농장에서는 바스프의 살충제 리젠트 800WG와 독일 화학기업 바이엘의 살충제 체르테로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제품 모두 EU에서 금지된 성분인 피프로닐과 트리플루뮤론이 포함돼 있다.
마르코스 오렐라나 유엔 독성 물질·인권 특별보고관은 유럽 기업들이 유해한 화학물질을 지속적으로 수출하는 것은 “혐오스러운 행위”라면서 EU가 당장 금지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스프, 바이엘, 신젠타 등을 포함한 농화학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크롭라이프 인터내셔널은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등록이 취소됐다고 해서 어떤 제품이 자동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문제의 화학 성분들은 “여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정상적으로 등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엘과 바스프도 자사의 모든 제품들은 인체와 환경에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민심의 법정서 이재명은 무죄”···민주당 연석회의 열고 비상행동 나서
- 40대부터 매일 160분 걷는 데 투자하면···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은반 위 울려퍼진 섬뜩한 “무궁화꽃이~”···‘오징어게임’ 피겨 연기로 그랑프리 쇼트 2위
- ‘신의 인플루언서’ MZ세대 최초의 성인···유해 일부 한국에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