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과 기업결합 신고…공정위 “연내 심사 목표”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승인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공정위는 오늘(2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결합으로 관련 시장의 독과점이 발생하는지를 따져본 다음 심사의견을 카카오에 보낼 계획입니다.

■ 공정위 "수평·수직·혼합 결합 발생…가격 인상될지 등 따져야"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이자 종합 콘텐츠 기업인 카카오와 K팝 콘텐츠 기업인 SM엔터의 결합으로 여러 시장에서 수평, 수직, 혼합 결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평결합'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으로, 가수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SM(NCT, 에스파 등)과 카카오 계열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아이브, 몬스타엑스 등) 결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점유율이 높은 사업자끼리 결합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하거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시장 지배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기업 결합 이후 상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장 지배력이 어느 정도 커질지 등을 따져본다는 계획입니다.

'수직결합'은 원재료를 만드는 회사와 이걸 구입하는 회사가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닿아있는 것을 뜻합니다.

예컨대 SM의 음원·음반 제작과 카카오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멜론) 결합을 들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멜론이 SM의 음원을 자사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거나, 다른 회사에 원재료 구입을 봉쇄해 경쟁사를 시장에서 몰아낼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볼 계획입니다.

SM의 팬 플랫폼(디어유 버블)과 카카오 플랫폼(카카오톡, 멜론 등)의 결합은 수평도 수직도 아닌 '혼합결합'으로 분류됩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카카오와 SM이 워낙 사업 부문을 많이 갖고 있어, 수평, 수직, 혼합인지 개별 분석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방식을 결합 유형마다 따져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기업결합 심사 결과, 연내 발표가 목표"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정위가 자료를 요구하고 받을 때까지의 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빠지기 때문에,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카카오와 SM의 결합이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공정위는 이 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업 부분에서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하면, 그 사업 부문을 매각하라는 등의 '구조적 시정조치'나 영업 활동에 조건을 거는 '행태적 시정 조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공정위가 카카오와 SM의 결합이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하면 결합 자체를 불허하고 주식을 처분하라고 명령할 수 있습니다.

심사관이 조건부 승인이나 불승인 의견을 낼 경우, 공정거래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비상임위원 등 9명으로 구성된 전원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최종 판단을 받게 됩니다.

올해 안에는 결과를 낸다는 게 공정위의 목표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8일 SM 발행 주식의 20.76%,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11%를 공개 매수하며 전체 주식의 39.87%를 확보했습니다.

카카오는 이로써 기존 1대 주주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민정희 기자 (jj@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