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꿈꿨던 몽골 듀오, 바야르사이한-에디의 도전
25일 제주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23 KOVO 남자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행사 첫날, 신청자 24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몽골 출신의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25)과 에디(24)였다. 고교 입학 후 지역 배구 클럽에서 처음 만나던 둘은 6년 전 나란히 한국 V리그 데뷔를 꿈꾸며 낯선 땅을 밟았다. 이제 그 꿈에 한 걸음 남겨두고 있다. 각각 197㎝, 198㎝의 준수한 신장에 운동 능력을 인정받아 일찌감치 V리그에서 대학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이들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지명 유력 후보로 꼽힌다.
바야르사이한은 “선수들이 첫날부터 자기 실력을 100% 보여주는거 같다. 생각보다 선수들 레벨도 높다”고 첫 연습경기 일정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에디는 “처음에 조금 긴장을 했지만 경기를 하면서 괜찮아졌다.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과 경쟁하며 좋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꿈을 향해 함께 달려온 ‘절친’이지만,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는 경쟁자다. 둘은 서로를 1순위 지명 경쟁자로 꼽았고, 에디는 “사람이니까 1순위 지명도 욕심이 난다”고 했다. 서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매력 어필을 빼먹지 않았다. 바야르사이한은 “미들블로커가 가장 편하지만 대학 때나, 고향에서는 윙공격수도 해봤다”고 말했다. 타이트한 연습경기가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도 “드래프트에 미들블로커로 나온 선수는 6명 뿐이다. 구단에 제가 갖고 있는 실력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니까 오히려 더 좋다”고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에디 역시 미들블로커로 트라이아웃에 등록했지만, 연습경기에서는 다른 포지션에도 뛸 계획이다. 에디는 학교에서는 아웃사이드히터, 아포짓으로 뛴다며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바야르사이한은 인하대를, 에디는 성균관대를 다니면서 별다른 한국배구 적응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둘은 외국인 같지 않은 수준급의 한국어 구사로도 눈길을 끌었다. 조금 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바야르사이한은 “몽골에 있을 때는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몰랐다”며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한국어 능력시험 3급 이상을 땄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1년간 어학원을 다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를 뽑으면 구단에서 통역을 뽑을 필요가 없다. 외국인 감독님도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에디도 “갈비탕과 삼겹살을 좋아한다”며 한국인 입맛을 자랑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큰 고비도 있었다. 지난해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지명에 들떴던 바야르사이한은 5년을 거주해 귀화 조건을 채운 시점에서 관련 규정이 강화돼 드래프트 참가까지 무산됐다. 바야르사이한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래서 이번 드래프트 참가가 저한테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둘에겐 6년의 절실함이 녹아있는 기회다. 둘은 함께 이번 드래프트 행사를 찾기 전 “한국 V리그 무대에 서기 위해서 6년 전에 한국에 왔으니, 이번에 정말 열심히 해보자”고 서로 다짐했다.
평소 V리그를 챙겨본다는 바야르사이한은 “같은 미들블로커인 신영석(한국전력) 선수가 롤모델이다. 최민호(현대캐피탈) 선수를 보면서도 공부한다”고 했다. 에디는 “(V리그에서도)잘 할 수 있습니다. 자신있어요”라면서 “오늘은 한 60% 정도만 보여드린거 같다. 내일은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정호 기자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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