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3] 조동철 KDI 원장 "올 성장률 전망 낮출 것…더 큰 위기는 미래"

김혜지 기자 2023. 4. 26. 16: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장률 전망치 1.8% 하향 조정 시사…"5년, 10년 뒤가 더 위기"
"생산성 이대로면 2040년대 역성장…교육·노동개혁 등으로 제고"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서 '한국경제 전망과 개혁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포스트 팬데믹시대 , 회복 위한 해법 찾기'(Resilience in Post-Pandemic World)를 주제로 뉴스1과 국회미래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2023.4.26/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금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혹은 금융위기 때처럼 어려워질 거냐면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 맘속 더 큰 위기는 올 하반기나 내년보다 5년, 10년, 20년 뒤 우리 경제가 어찌 될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NFF 2023)' 특별강연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한 1.8%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조 원장은 '한국 경제 전망과 개혁 과제'를 주제로 한 이번 특별강연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렵고 반등의 기미도 확실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2~3주 뒤 KDI가 다시 발표할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세간에서는 글로벌 금융 환경이 급격한 긴축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경상수지 흑자도 축소되면서 25년 전 과거처럼 외환위기를 맞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조 원장은 그러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는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순대외자산 흑자국으로 전환한 이후 계속 경상적 흑자를 쌓아왔다"며 "1~2년 정도 소폭의 적자가 난다고 대외 건전성에 결정적 하자가 생긴다고 믿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순대외자산을 고려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돼도 외환시장 경색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서 '한국경제 전망과 개혁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조 원장은 그보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미래에 집중했다. 특히 중장기 생산성 둔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를 우려했다.

조 원장은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결정하는 총요소생산성(TFP)"이라며 "이 부분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 개발의 둔화와 그간 미진했던 자원 재배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개혁이란 말이 실종됐고 구조조정이란 말은 아예 금기시됐던 시절도 있었다"면서 "그런 이유로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생산성 제고 노력이 지금처럼 미흡할 경우 2040년대 후반에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조 원장은 "2010년대 생산성 평균 증가율인 0.7%를 가정하면 2040년대 후반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나온다"면서 "2050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기술력 증대를 하고 인적자원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집중할 구조개혁 분야로서 교육개혁과 노동개혁, 연금개혁을 제시했다.

조 원장은 "우리는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이 전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지만 성과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권한을 단계적으로 정부에서 단위 학교로 이양하고 학생들이 대학을 평가·선택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대학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개혁은 임금과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되, 이 과정에서 고용안전망 강화 등 복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임금 체계의 연공서열성 완화와 직무 연동성 강화를 통해 임금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근로시간 단축 기조 하에서 근로시간제 선택 가능성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며 "다만 고용보험 제도에 사각지대가 아직 많고 사회복지 시스템에도 구멍이 있기에 이 부분을 채워넣어야 노동시장이 유연해졌을 때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에서 '한국경제 전망과 개혁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연금개혁은 보험료율 인상부터 차근차근 시작할 것을 제언했다.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려면 보험료율을 장기적으론 18%까지, 즉 두 배 가까이 높여야 하지만 이를 한꺼번에 올리자는 말은 아니라고 주의했다.

조 원장은 "한 정부 임기 5년 동안 2%포인트씩 차근차근 인상해 나가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금 할 수 있는 게 하나가 있다면 보험료율이라도 올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득대체율 40%를 하향 조정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그는 "40%도 소득 대체를 못하면 연금으로서 의미가 상당히 줄어든다"고 평가했다.

연금개혁의 기본 방향은 소득재분배 기능 없는 소득비례연금을 제안했다.

조 원장은 "고령자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을 줄여주고 국민연금은 소득 비례로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좋은 시스템"이라면서 "일본도 고이즈미 때 개혁을 시작해 20년에 걸쳐 차근차근 (요율을) 올리고 있으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일본도 이렇게 하는데, 우리가 왜 못하겠나"라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