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지켜보고 간호조무사·의료기기상이 대리수술

불법의료행위 공모 의사 등 4명 기소

광주=김대우 기자

자격도 없이 대리수술을 한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상, 그리고 이들에게 수술을 맡긴 의사 등이 재판에 넘겨겼다.

광주지검 형사 3부(부장 박성민)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의사 A(72) 씨와 간호조무사 B(60) 씨·C(41) 씨, 의료기기상 D(42)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이들은 서로 공모해 2019년 2월부터 2020년 11월 사이 광주 모 남성 전문 병의원에서 환자 40여 명에게 보형물 삽입 등 대리수술을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의사 면허가 있으나 고령과 건강상 문제로 섬세한 수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수술을 합법으로 가장하기 위해 수술실에 서 있기만 하고 병원의 실질 운영자인 B 씨가 수술을 직접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C 씨와 D 씨는 각각 수술을 보조하거나 시행했다.

이들의 대리수술 사실은 부작용을 겪은 환자 1명이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면서 묻힐 뻔 했다가 환자의 이의 신청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불법 의료행위를 밝혀냈다.

대리수술을 받은 일부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 염증이 발생하고 다른 장기로 세균이 전이돼 재수술을 받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리수술은 수술실에 CCTV가 없어 적발이 어려운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매우 크다"며 "무자격자의 의료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