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IT제품 수요 부진에 LG디스플레이 1조 적자…4개 분기 연속(종합2보)
상반기 추가 자금 조달로 유동성 강화…"하반기 흑자전환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TV와 IT 제품의 수요 부진 여파로 올해 1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 규모가 분기 기준으로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재고 조정에 계절적 비수기까지…"상반기 추가 자금 조달"
LG디스플레이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조9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383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손실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조1천550억원보다는 4.9% 적은 수준이다.
매출은 4조4천11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84% 감소했다. 순손실은 1조1천53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TV와 IT 제품 중심의 수요 부진과 전방 산업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이어진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제품 출하와 매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LCD TV 사업의 축소도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작년 말 국내 7세대 TV용 LCD 생산을 중단했으며, 올해는 중국 8세대 LCD 팹(공장)의 가동률을 50%로 낮췄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LCD TV 팹은 유의미한 활용을 검토 중"이라며 "7세대 국내 팹은 설비 매각을 추진 중이며, 그외 나머지 공장은 용도 전환이나 매각, 전략적 파트너십 등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215%에서 올해 1분기 248%로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영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에 추가적으로 다양한 자금 조달 활동을 전개해 유동성을 강화하고 어려운 업황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재무 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는 점진적 실적 개선을 통해 재무비율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3년내 2배 성장 기대…삼성과 대형 OLED 협업 가능성도
1분기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19%, 모니터와 노트북PC, 태블릿 등의 IT용 패널 38%,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2%, 차량용 패널 11%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주형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며 미래 준비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은 40%대 초반까지 확대됐으며, 향후 2∼3년 이내에 7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차량용 수주 잔고는 1분기에만 3조원이 추가되며 작년 말 대비 20% 늘었다. 이는 2021년 말과 비교하면 70% 성장한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차량용 매출 규모가 2조원을 웃돌고 3년 이내에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캐파(생산 능력)는 6세대 기준 3만장으로, 올해 추가로 1만5천장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물동 증가는 캐파 증설과 비례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태블릿 PC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중형 OLED 부문에서는 내년 양산·공급 체제를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4조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IT용 OLED 시장 규모, 성장 속도, 투자 금액, 재무 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변동성의 영향이 큰 수급형 사업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형 OLED는 휘도(화면 밝기), 소비전력 등 경쟁력을 강화한 차별화 제품의 라인업 확대와 원가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투명·게이밍 OLED 등 시장창출형 사업 추진도 가속화한다.
특히 대형 OLED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봤다.
최근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고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고객 구조 개선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OLED 가치를 인정하고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어떤 고객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해나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다만 전방 산업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패널 수요가 세트(완성품) 판매를 밑도는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고건전성 회복으로 패널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모바일 제품 출하 증가 등 수주형 사업 성과가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 중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나 사업구조 고도화를 가속화하고 고강도 비용 감축 활동을 계획대로 추진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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