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성 교수 “美 가드레일 조항 적용, 삼성·SK 중국 공장 문 닫으란 말” [반도체 토론회]
황철성 교수, “대중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유예가 핵심”
“웨이퍼 투입량 5% 제한 조항, 생산량 늘리지 말란 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못하면 삼성·SK의 중국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칩스법 보조금 가드레일 조항과 무관하게 첨단 장비 도입이 없으면 중국 공장의 생산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란 우려다.
황철성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향자 의원실 주최로 진행된 ‘美 반도체 유일주의 민관학 공동 대응 토론회’에서 “미국 칩스법 가드레일 조항 중 중국 내 공장의 웨이퍼 투입량을 10년에 5%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건 사실상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제품의 경우, 제조 기업들이 웨이퍼 투입량을 늘려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통상 웨이퍼 한장에 약 2000여개의 (범용 메모리) 반도체가 생산되는데, 집적도가 증가한다고 해도 제품 가격은 올라가지 않는다”며 “그러나 더 큰 용량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장비가 더 비싸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4GB·8GB·16GB 등 용량과 무관하게 범용 반도체는 가격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제품 팔아서 나오는 수익은 똑같은데 원가 차이가 있다보니 집적도가 높아질 수록 이익이 줄어든다”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웨이퍼 투입량을 늘려 생산량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웨이퍼 투입량은 D램 생산에서 연간 5%, 낸드플래시 생산에서 연간 8% 증가한다. 10년으로 따지면 D램 웨이퍼 투입량은 90%, 낸드는 110%로 2배 가량 증가한다.
황 교수는 “미국이 중국 공장의 웨이퍼 투입량은 10년간 5% 늘리도록 한다는 건 아예 중국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며 “생산량을 늘려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메우던 방법을 미국이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물량의 약 40%를,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전체 D램 물량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다.
황철성 교수는 시안 공장에서 생산되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기술적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웨이퍼 한장 당 4000개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면, 웨이퍼 투입량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며 “문제는 이 기술이 현재 중국 내 공장에는 없고 국내에만 있어 관련 첨단 장비를 중국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가드레일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려면 첨단 기술 도입이 필요한데,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유예를 연장하지 못하면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장비 및 기술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 유예 조치를 받았으며, 오는 10월 만료될 예정이다.
첨단 장비 수출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못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생산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특히,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의 어려움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의 경우 낸드와 달리 웨이퍼 투입량을 유지하면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기술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미국 칩스법 보조금 신청 여부를 뛰어넘는 문제가 바로 첨단 장비 수출을 허용받느냐다”라며 “메모리 생산량의 반을 차지하는 중국 공장에서 첨단 장비 도입 및 유지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향자 의원이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에는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이 발제를 진행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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