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원유도입액 58% 수출로 회수"

올해 1분기 정유업계 주요국 및 주요석유제품 수출물량 현황. 대한석유협회 제공.

올해 1분기 정유업계가 원유도입액 중 약 58%를 수출로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 적자 완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는 올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의 원유도입액(205억8000만달러) 중 57.6%를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했다고 26일 밝혔다. 회수율도 지난해 1분기 보다 2.2%포인트(p) 늘었다.

최근 국가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또 올 1분기 누적 적자규모가 224억달러인 상황에서 석유제품 수출이 무역수지 적자 완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는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하는 1분기 국가 주요품목 수출액 순위에서도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수출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수출물량은 7.3% 늘어난 1억1744만배럴을 기록했다. 협회측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의 적극적인 수출확대 노력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액 기준 석유제품 주요 수출상대국은 호주(18%), 싱가폴(12%), 미국(10%), 중국(9%), 일본(8%) 순으로 집계됐다. 호주의 경우 경유, 휘발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수출상대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출액, 수출물량 증가율은 각각 29%, 39%를 기록해 명실상부한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줄곧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은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4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 자급률 상승 등으로 당초 기대했던 리오프닝 효과가 미약해 수출도 회복세가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6위에서 3위로 부상했다. 대미 수출액은 역대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10년 연속 국내 항공유 최대 수출국이며, 올 1분기에도 국내 정유사는 전체 항공유 수출물량 가운데 38%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출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수출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전략적 수출로 수익성도 개선하고 원유 도입액의 60% 이상을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해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