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매물폭탄으로 하한가쳤는데 빚 내 ‘하따’한 간 큰 투자자들...연쇄 반대매매 우려
업계선 신용 반대매매 추가 출회 우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에서 나온 대량 매물로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새로 빚을 내는 신용매매로 하한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한가까지 떨어지더라도 신규 진입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하한가가 풀리면서 10~20% 반등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노리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투자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종목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저점이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들어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8개 종목의 주가가 다시 한번 큰 폭으로 후퇴할 경우 뒤늦게 들어온 신용 물량이 다시 반대매매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삼천리, 선광, 서울가스, 대성홀딩스는 24~25일에 이어 26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해 폭락 이후 유입된 신용 투자자들도 손실이 천정부지로 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선광·하림지주·세방·삼천리·대성홀딩스·서울가스·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의 신용융자 신규 매수 규모는 87만130주다. SG증권에서 물량 폭탄이 나오기 직전 거래일인 21일(54만3738주)보다 60.02% 증가한 규모다.
신규 신용융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다우데이타였다. 21일 다우데이타의 신용융자 신규 매수 규모는 9만1273주였으나, 24일과 25일 이 수치는 10만6360주, 33만3187주로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한 데에 따라 매수가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24일 위 종목들의 주가는 30% 가까이 하락하며 모조리 하한가를 기록했다.
가격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포트폴리오에 담는 투자는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날 기준 8종목의 평균 잔고율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잔고율이란 총 주식 수 중 신용 매수 거래 주식 수다. 즉 10주당 1주꼴로 신용 매수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잔고율이 10% 이상일 경우 주가 하락의 위험이 크다고 보는데, 이미 SG증권발(發) 매도 폭탄이 나오기 직전 거래일 8종목의 평균 잔고율은 10.29%였다. 이는 10.37%(24일), 10.42%(25일) 등으로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24일 무더기 하한가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CFD 롤오버(만기 연장) 실패, 혹은 의도적 포지션 청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CFD란 실제 주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증권사에 증거금만 내고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유지 증거금 이하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가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로 시장에 판다. 반대 매매를 시행하는 것이다.
증권사마다 규정은 다르지만 유지 증거금은 증거금의 60% 수준이다. SG 계좌를 이용한 작전 세력은 검찰 조사 등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만기 연장을 하지 않았거나 포지션을 청산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신규 신용융자가 증가한 상황에서 신용 거래로 이뤄진 주식에 대해 반대 매매 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8종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24일 나온 물량은 차액결제거래(CFD) 반대 매매 물량으로 신용융자에 대한 반대 매매는 없었다”고 말했다. 신용융자에 대한 반대 매매가 쏟아질 경우 24일 무더기 하한가라는 악몽이 반복될 수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증권사 본부장은 “단순 해프닝에 의한 하한가가 아니라면 (신규 신용융자로 매수하는 건) 무서운 투자”라며 “주식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변동성이기에 급등, 급락하는 종목은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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